시사를 뛰어넘는 시인인 것이다. 실로 만해 한용운의 시는 고전적 정신내용을 탐구하고 발전시켜 전통의 맥락을 계승하고 아울러 은유적 방법론을 확립하여 현대시를 출발시킨 시사적 의의를 갖는다.
침묵으로 저항하고, 저항함으로써, 극복함으로써 존재한, 살아 있는 민족의 시학인 것이다.
그 시대의 보편적 경향인 여성주의적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한 점 역시 거론되어질 수 있는 항목이다.
언어를 등불로 볼 때 삶의 현장인 이 무명의 세계는 언어가 구원자다. 적어도 식민지의 어두운 현실에서 『님의 침묵』의 시편들로 만해는 그 일을 해냈다고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
침묵》은 시 전편이 ‘이별―갈등―희망―만남’이라는 구조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멸〔正〕―갈등〔反〕―생성〔合〕이라는 변증법적 지양을 목표로 하는 극복과 생성의 시편들이라 할 수 있다. 이별은 그의 시 전체의 대전제로서 만남에 이르는 방법적인 원리이며 사랑을
만다. 피운 싹을 사랑스러이 바라보고 비바람에 시달리던 푸른잎을 기억(記憶)하며 열매(熱媒)를 맺는 날까지 지켜본 나무가 아니면 이름을 잊어버리고 만다. 사람살이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나무를 사랑한다면 우선 나무 그자체가 소중(所重)한 것이어야 한다. 꽃이 아니라 설령 잎마저 지고 열매마
불교적, 산문적(긴호흡의 시)
■ 시집 「님의 침묵」
[님의 침묵]의 내용 구조는 전체서 88편이 '떠남 떠남 후의 고통 슬픔 희망으로의 전이 만남'이라는 기 승 전 결 구조로 짜여져 있으며, 정신적인 면에서 그것은 '소멸 갈등 생성(이별 슬픔 재회)'이라고 하는 변증법적 구조를 지닌다. 말하자면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