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떻게 말하나?
-비흥-
1. 북곽선생의 ‘흥(興)’
내가 표현기법으로서의 ‘흥(興)’을 처음 본 것은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호질(虎叱)>에서였다. 잠시, ‘흥’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보자.
때마침 정(鄭)나라의 어느 고을에 벼슬을 좋아하지 않는 척하는 선비 하나가 있으니, 그의 호는
‘기흥(起興)’의 다양성과 안도현 시에서 ‘비흥(比興)’의 조화
1
사물에 감흥하는 것을 흥(興)이라 한다. 흥(興)이란 감정이다. 밖의 사물에 의해 느낌을 받으면 안으로 감정이 움직이게 됨을 말하는데, 그 감정을 막을 수 없는 고로 흥이라 한다. 이병한 편저, 『중국 고전 시학의 이해』, 문학과지성
비흥(比興)에 바탕을 두어야 오입할 수 있다고 한다. 혹자(或者)는 단지 학문만으로는 신묘한 경지에 이르기 어렵다고 한다.
엄우(嚴羽)는 묘오설을 완성시킨 사람으로 흥취(興趣)를 강조하면서 ‘不涉理路, 不落言筌(이치의 길에 빠지지 않고, 언어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음)’을 주장한다. 풍반(馮班)
비흥과 함께 시가 문학을 표현할 때 요구되는 방법상의 범주에 속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체재로서의 부는 춘추시대 이래 사대부들이 부시(賦詩)하는 활동을 전개하면서 발전한 양식이다. 부시란 <<시경>>속 작품의 한 구절을 인용해 낭송하여 예의에 맞게 전달하는 것인데, 춘추시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