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낸다. 그 비극으로부터 벗어나 현실의 삶으로 돌아 왔을 때, 거기에는 정치한 심리 묘사와 능청스러운 익살, 지나가 버린 삶에 대한 애착, 핏줄에 대한 절절한 애정과 일상에 대한 안정된 감각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박완서의 소설은 한국 문학의 성숙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라 할 수 있다.
현저동 산꼭대기의 단칸 셋방이었다. 나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엄마가 강요하는 도시적인 삶에 길들여진다. 군것질하는 맛에 끌려 구멍가게 진열장 유리를 깨기도 하고, 석필로 대문에 낙서를 하다 호된 야단을 맞기도 하며, 동네 이웃에 있는 감옥소 마당에서 놀다가 엄마를
엄마의 말뚝》(1980)을 통하여 6·25전쟁으로 초래된 작가 개인의 혹독한 시련을 냉철한 리얼리즘에 입각한 산문정신으로 작품화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살아있는 날의 시작》(1980) 《서 있는 여자》(1985)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1989)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하면서 여성의 억압문제에 눈길을
‘모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는 남편을 잃고 가장이 되어 두 아이를 서울에서 성공시키려는 여인의 노력에서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본론에서는 박완서 ?엄마의 말뚝 1?(1980)을 선택하여 읽은 후, 작품에 나타난 여성 가족원의 세대 간 갈등 양상과 본인의 감상을 서술해 보겠다.
대한엄마의 절실함과 엄격함을 느끼고 새로운 가치관을 딱히 거절하지 못한 채 서울에 오게 되며, 그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에도 엄마의 간절함과 절박함을 느끼고 막연히 되야겠거니 생각하며 자라난다.
나는 엄마가 바라는 신여성이 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고, 앞으로도 알게 될 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