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은 그 의미가 한층 명확해졌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누구의 논리로 형성되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먼 과거로부터의 연옥의 태동과 변화양상을 통해 중세인이 연옥에 가졌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2. 연옥의 기원과 개념
이전의 종교들과 문명들로부터 기독교는 저승개념을
변화라기보다는 사회의 논리체계 및 민중정신의 심층적인 변모다. 즉 종말론이 퇴조하고 현세를 그 자체로 긍정할 수 있는 낙관적 세계관이 등장하는 12세기에 사람들에게는 개인의 죽음과 세계의 심판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성찰이 필요했고, 그 결과 연옥이란 개념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세계관적으로 말하더라도, 기계론적이고, 유뮬론적인 사고가 지난 300년간 풍미해왔다는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러한 세계관 인생관이 이제 어느정도 한계점에 도달하여, 세계와 생명현실을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하고, 인간의 삶과 죽음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해 보려는 발상법의 전환이 일어나게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이승과 저승의 대대적인 지도개편이었다. 이제까지 천국과 지옥이라는 두 개의 공간만이 존재하던 세계에 연옥이라는 ‘제3의 처소’가 생겨난 것이다. 연옥의 등장으로 교회의 통제는 산 자 뿐만 아니라 죽은 자에게까지 확대되었으며, 중세 교회권력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의인은 에서 태양과 같이 빛난다’ 고 하였다. 즉, 심판과 처벌의 이미지가 존재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0c 중세의 사람들은 ‘요한 묵시록’ 의 ‘그리스도의 부활’ 에 따른 모든 영혼들의 동시적이고, 천국을 향한 일 방향적인 부활만을 생각했기에 죽음 다음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