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다 껴안을 수 있는 넓은 기다림이고 사소한 일상들이다. 지속적인 삶 속에서 변함없이 이어지는 기다림 때문에 그대에 대한 사랑은 더욱 빛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고통스럽지만 고통의 눈 내리는 계절을 다 지나면서 이루어 낸 기다림의 자세는 아름답고 즐겁
절망에 문드러진 내 쓸개’로 지낸 자신을 꾸짖고 있다.
이 시에서의 화자의 자기 반성을 화자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는 해방 공간에 보기 드문 화자의 자기 반성이기에 더욱 값지다. 김성권·한기애, 현대시 노트, 동녘, 1992. 188~194쪽.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한국 현대시의 거목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갑작스런 죽음. 맥주에 수면제를 타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설과 뇌졸중이 사인이었다는 설이 있다. 어쨌든 기형도가 만 29세의 젊은 나이이자 미래가 창창한 신문사 기자이자 촉망받던 젊은 시인이었다는 점, 그리고
우리와는 굉장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외계인과 접촉빈도가 엄청나게 높고 광속으로 우주의 다른 별들을 돌아다니며, 로봇 하인들을 데리고 다니고, 특권층인 제다이들은 현재의 인간보다 더욱 높은 신체적 강점을 누리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우월 권을 향유하며 살아간다. 나는
즉 역사적 전망이 없으며 따라서 그의 시는 퇴폐적이라 말 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으나 초현실적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일상의 현실을 비판한 독특한 시세계는 주목할 만하다.
<검은 존재론의 화신, 기형도>
기형도의 시세계에는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부터 돌출 되어진 고통과 파괴의 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