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르누이의 악마적인, 그러나 한편으론 천진스럽기조차 한 짧은 일대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 작품의 매력은 냄새라는 이색적인 소재에서 이끌어낸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위트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향수>의 대대적인 성공에도 아랑곳없이 이 괴이한 작가 쥐스킨트는 모든 문학상 수상을 거부
문학적 색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아도르노, 카프카와 같은 모더니즘 작가들이 이행해온 단절로 부터의 이별이다. 쥐스킨트는 향수를 통해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고 독자들 역시 다양한 코드를 통해 향수와 소통할 수 있다. 이렇게 대중성과 통속성을 띄는 향수는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남성 모노드라마인 이 작품은 ‘희곡이자 문학작품으로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런 관심 속에서 그는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장편소설 《향수》(1985)를 발표하였다. 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 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
그르누이에게는 그 중 어느 것도 해당되지 않았다. 그는 신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 창세기 패러디
: 위대한 그르누이가 이제 그만 그치라는 명령을 내리자 비가 멈추었다. (중략) 보라 내 위대한 작품을! 이루 말할 수 없이 만족스럽구나. 그러나 모든 인생사가 다 그렇듯이 이미 다
그르누이를 한번쯤 만났기에 소설 속에 등장할 수 있었던 수많은 인물들의 비극적 최후에 이르기까지 행복한 인간은 아무도 없음을 보여준다. 결국 쥐스킨트는 온갖 미래에의 낙관적인 희망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사실 삶이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향수라는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