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가끔 돌의 장벽을 친 듯이 식탁에 앉거나, 또는 밤이 되어 [...] 현관문께에서 부딪치면, 우리를 휩싸는 비애(Trauer) 는 마치 세상의 한 끝에서 다른 끝으로 이어져있는 하나의 활(Bogen)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에는 아무런 움직임 없는 하늘의 심장부를 찌르려고 화살이
Ⅰ. 문학의 정의
오늘날 언어예술로서 문학은 순문예(belles-lettres)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런 인식이 대학의 교육 체제 속에서 가동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다. 영국의 경우 1880년대에 이르러 페이퍼백 도서의 대량 생산 체제가 가능해지면서 모두 문자로 쓰이기는 했으나 ‘허접 쓰레기’로 치부되는
한트케는 1942년 오스트리아 남쪽 지역의 그리펜(Griffen) 읍에 있는 알텐마르크트(Altenmarkt)에서 태어났다. 이 곳은 관습과 가난에 찌든 벽촌마을이었는데, 여기에서 그는 대부분의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유년시절에 느꼈던 자신과 주변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김나지움 시절에 읽었던 문학작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