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 광해, 왕이 된 남자 - 영화 광해를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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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 광해를 보고 나서
먼저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과가 역사학과이다 보니 역사에 관심이 많았었고,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그 광해군에 대한 내용이라 호기심이 생겨 보게 되었다. 영화 광해는 조선왕조실록에 쓰이지 못한 비운의 왕인 광해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영화에서는 승정원 일기에 쓰여지지 않은 15일 간의 내용을 감독이 가상으로 꾸며냈다. 영화감독은 추창민이며, 배우는 왕의 대역인 ‘하선’역을 맡은 이병헌, 도승지 ‘허균’역을 맡은 류승룡, 중전 역을 맡은 한효주, 도 부장 역인 김인권, 조내관 역으로 장광이 나온다. 영화의 줄거리는 왕위를 둘러싼 권력다툼과 붕당정치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가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의식을 잃은 사이, 국정의 혼란을 막기 위해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으로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인 ‘하선’을 왕의 대역으로 세우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나는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영화 감독은 왜 ‘하선’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넣어서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역사 사료에서 광해는 신하의 꾀임에 빠져 폭정을 펼친 난폭한 왕이었다. 영화 광해에서도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진짜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천민 ‘하선’이 왕을 대신했는데, 예전에 예민하고 난폭했던 왕과 다르게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달라진 왕의 모습이었다. 왕의 대역을 맡은 ‘하선’은 비록 평범하고 하찮은 사람이었지만 왕위에 앉아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너무 평범하고 상식적인 ‘하선’의 시각은 조선 그 당시 정치 행태와 대조를 이루면서 정치 행태의 부패한 모습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초적인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오늘날의 정치현실을 ‘하선’의 시각으로 고발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한마디로 영화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하선’처럼 민중의 소리를 듣기를 바랬던 것이 아닐까?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첫 번째는 표절 의혹 이었다. 이 영화가 미국의 영화인 라는 영화와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는 기본 줄거리부터 광해랑 거의 똑같았다. 도 광해처럼 아무것도 아닌 신분 출신이었으나 대역을 맡아 정치를 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사건의 중심이 되는 광해군과 대통령 밋첼, 즉 대역인 ‘하선’과 ‘데이브’는 모두 밑바닥 출신이 왕 혹은 대통령 생활에 적응하면서 이리저리 거드름을 피워 보거나 높은 신분에서 해보고 싶었던 행동을 한다. 둘 다 추진하는 법안의 내용, 추진하게 되는 동기, 그 과정에서 들어오는 주변의 압력까지 똑같았다. 광해의 중전과 데이브의 영부인도 둘 다 자신의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남편의 대역이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남편을 보고 흐뭇해한다. 광해와 의 조력자들도 처음엔 대역을 진짜로 인정하지 않다가 후반부에 그들의 가치를 인정한다. 또한 광해의 호위무사였던 도 부장과 데이브에서 대통령 경호실장인 드웨인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줄거리 정도는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요 인물 설정과 사건, 구성요소가 유사해서 내가 보기에도 표절이 맞는 것 같았다. 두 번째는 영화에 나오는 도승지 ‘허균’같은 조력자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이지만, ‘하선’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해 사건과 갈등을 만들어 나간다. 영화가 역사에서 사라진 15일간의 기록을 감독이 재구성한 것이라 영화에 나오는 허구의 모습이 사실처럼 다가와서 역사 왜곡이 심각해질 것 같다. 실제 역사에서는 대동법에 대해 시큰둥했지만, 신하들이 계속 하자고 요구해서 마지못해 했다고 나와 있으나, 반대로 영화 광해에서는 신하들이 다 반대하는데 광해군이 반대를 무릅쓰고 대동법을 시행했다는 것이 허구다. 최근에 역사 왜곡 문제가 심각한데, 중학생조차도 우리나라가 언제 독립했는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퓨전 사극을
보여준다면 나중에 자라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대중매체로 보면 어려워 보이는 역사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와서 관심과 흥미가 생기 지만, 허구가 많아 역사 왜곡이 심해지면 잘못된 역사지식을 알게 되어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물론 영화가 흥행을 해야 하니 재미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도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세 번째는 광해가 너무 스크린을 장악해서 다른 영화가 관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겼다. 광해는 1000만 관객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나온 여러 가지 좋은 영화들이 묻혀버렸다. 묻힌 것 까지는 괜찮았으나, 다른 영화관에서도 광해를 상영하느라 다른 영화가 상영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겼다. 나는 영화를 찍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영화를 찍으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다. 고생해서 작품 하나를 만들었는데 상영하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네 번째는 광해라는 영화가 너무 흥행요소만을 복합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조력자들은 처음에 대역인 ‘하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나 나중에 왕으로 인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모습을 우리나라는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광해가 1000만 관객을 넘는데 한몫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배신을 때리는 것 같은 반전이 있을법한 상황인데 저렇게 나오니 이제까지 본 사극 드라마에서 주인공만 다르게 본 느낌이었다. 그래도 영화 광해는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도 한몫했고 감독도 영화를 잘 찍었다. 한국판 왕자와 거지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호불호가 갈리지만, 나는 나름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였다.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내용도 훌륭했다. 민중의 소리를 듣는 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정치를 보는 것보다 더 쉬운데 왜 요즘사회는 이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광해의 상황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서로 믿고 의지할 사람도 없고, 홀로 있는 상황에서 대신들은 반정을 일으킬 생각만 하는 것을 보면 제정신이 아닐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중전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나날이 폭정을 해도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또한 굳이 반정을 일으켜야 했을까? 역사에서는 신하들이 왕이 무슨 말을 하면 듣지도 않고 반대했다. 행동으로 하기 전에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으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앗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왕의 칭호를 받지 못한 왕은 연산군과 광해군 2명이다. 다른 왕도 있는데 왜 굳이 광해를 썼을까? 연산군과 광해군은 둘다 폭군이다. 하지만 영화의 의도를 본다면 연산군보다는 광해군이 나름 정치적인 면에서 활약을 했기 때문에 광해군을 한 것 같다. 만약에 영화에서처럼 광해가 폭군이 아닌 성군이었으면, 조선왕조실록에 길이 남지 않았을까? 광해군은 중립외교라는 정치를 했다. 동아시아의 관계를 보면 이쪽 저쪽 편드는 것도 아닌 중립적이어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광해군이 폐위되고 나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바람에 전쟁이 일어났다. 이것으로 보아서 광해군의 정치가 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가 현명하다고 해서 그렇다고 착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광해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광해군이었다면 나도 그와 똑같이 할지도 모른다.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주변에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는데, 그 상황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고통일 것이다.
왕이기 이전에 왕도 사람이라 감정조절이 안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다.
2012년도에 이 영화를 고등학교 때 처음 접했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대학교에 와서 어느 정도 역사지식을 가지고 보니까 그 당시 상황이 이해가 되고, 새로웠다. 나는 광해군에 대해 관심이 없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 다음에는 광해군이 아닌 연산군에 대한 내용으로 영화가 나와서 우리나라의 부정부패한 현실을 알렸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