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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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사극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서사극은 재미있다
Ⅰ. 서사극 이론
브레히트는 연극을 통해 사회를 변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극은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관객과 그것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인식에 도달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그는 관객들을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다. 배움에 대한 기쁨, 있을 수 있으나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서사극이 재미없다’라는 생각은 아마 극이 관객에게 교훈을 주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면 하품이 먼저 나오기 마련이니까. 그런데도 브레히트의 서사극은 교육적 목적과 오락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했고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본다. 서사극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인은 무얼까?
1. 서사, 극, 서사극
서사극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서사에 대한 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율동과 노래와 운문을 모두 사용하는 예술을 서사시와 극시 그리고 디튀람보스와 송가(nomos)로 구분하였다. 오늘날로 이야기하자면 서사(소설, 수필), 극(희극), 서정시 정도의 구분이 될 것이다. 『시학』에서는 서사시와 극시의 구분한 것을 살펴보면 “1)서사시는 한 가지 운율만을 사용하며 서술체라는 점에서는 비극과 상이하다. 2)양자는 길이에 있어서도 상이하다. 비극은 하루를 과히 초과하지 않는 시간 안에 결말을 지으려는 경향이 있는 데 반하여 서사시는 시간적 제한이 없다. 3) 구성 요소에서도 상이하다.” 1)은 서사시의 운율이 육절 운율로 비극의 삼절, 사절 운율보다 길었음을 지적한 말인데 오늘날 산문을 사용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3)번은 비극은 플롯, 성격, 조사, 사상, 장경, 노래 여섯 가지를 가지지만 서사시는 장경과 노래를 제외한 네 가지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극과 서사의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2), 시간적인 길이와 물리적인 길이의 차이를 지적한 것이다.
서사와 극은 모두 변화 발전하는 시간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극이 압축된 시간을 갖는 반면 서사는 그것보다는 느슨한 시간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특징은 희곡과 소설 텍스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희곡은 늦은 공격점을 가진다. 즉, 사건을 시간상의 순서로 배열하였을 때 결말에 가까운 곳에서 시작할수록 극적이다. 의 경우 하루 동안 과거의 수많은 사건들을 소급한다.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범할 거라는 신탁, 또 그것을 피하기 위해 나라를 떠난 일, 사소한 시비 끝에 라이오스 왕을 살해한 것, 그리고 라이오스왕과 이오카스테 왕비 역시 같은 신탁을 받아 아들을 죽이려 했다는 것, 양치기가 그 아기를 이웃 나라로 보냈다는 일 등 하루 사이에 수십 년의 사건들이 드러난다. 을 서사 양식으로 바꾼다면 아마도 오이디푸스왕이 신탁을 받는 지점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처럼 극에서는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 속으로 소급해 왔지만 서사는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사건이 나열한다.
또 극의 구성은 하나의 흐름으로 물 흐르듯이 이어지지만 서사의 구성은 분절적으로 연결된다. 산문가인 되블린은 ‘산문은 희곡과 달리 조각조각 가위질을 하여도 그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서사의 구성이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루면서도 개별적인 완결성을 갖추기 때문이다. 또 서사와 극의 큰 차이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힘의 원동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극은 인물들의 갈등 행위 즉 사건이 극을 이끌어간다. 하지만 서사는 사건의 힘이 아니라 사건을 서술하는 서술의 힘이 중요하다. 흔히 ‘옛날 옛날 한 옛날에’로 시작하는 옛날이야기는 서사이다.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를 극으로 꾸민다면 선비가 까치를 구해주는 사건, 암컷뱀이 선비에게 복수하는 사건, 까치가 머리로 종을 울려 암컷 뱀이 승천하는 사건 등 사건이 극을 주도한다. 반면 서사의 경우는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를 입담 좋은 할머니가 하느냐, 무뚝뚝한 삼촌이 하느냐에 따라 그 재미가 달라진다. 서사는 서술자의 힘에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시학』에서는 모방과 재현으로 구성하는 극과 서술로 구현되는 서사를 구분하였다. 브레히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구분 방식을 뒤엎으면서 극과 서사의 방식을 결합한 서사극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러므로 브레히트의 작품 중 대부분이 기존의 서사 문학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 교통사고에 대한 설명 - 서사극
브레히트는 표현주의가 가장 왕성하게 일어났던 시기에 연극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의 초기 작품 중 상당수가 표현주의 작품이었으며 또 그는 정치극을 표방한 피스카토르의 영향도 받았다. 피스카토르는 현대 과학 기술을 받아들여 영사막과 스크린을 설치하고 장면 제목을 공개하는 등 과감한 시도를 했다. 브레히트는 한때 그와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극장은 정치적 기관’이 되었다고 공공연히 선언하는 피스카토르와는 근본적으로 생각이 달랐다. 브레히트는 피스카토르의 작업을 ‘무대의 개혁이 있을 뿐 연극과 희곡의 개혁은 아니었다.’고 단정지었다. 둘 사이에 서사극의 시작에 관한 논란이 있지만 서사극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확립한 것은 브레히트였다.
브레히트는 전통 연극관에 반기를 들며 서사극 이론을 적립해갔다. 새로운 시대의 복합적이고 거대한 세계를 다루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폐쇄 희곡의 형식으로는 어렵다고 보았다. 브레히트에 따르면 전통연극에서는 사건들이 고정, 불변하는 것으로 제시되는데, 심지어는 역사적 주제까지도 오늘의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관객들에게 사물이 항상 똑같아 왔다고 믿도록 부추긴다. 사실적인 무대와 몰입을 요구하는 연기 형태는 관객들을 최면 상태에서 무비판적으로 관람하게 만든다. 브레히트는 관객이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로 극에 참여하는 새로운 연극을 꿈꾸었다. 그것이 바로 서사극이다.
그동안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은 극들이 모방을 통한 재현의 극이었다면 브레히트의 서사극은 제시의 방식을 사용한다. 브레히트는 제시의 방식을 소논문 ‘가두장면’에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예로 설명한다. 서사극은 교통사고를 목격한 사람(연기자)이 그것을 보지 못한 사람들(관객)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목격자는 교통사고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것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반복해서 이야기한다거나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것이다. 만약 사고를 낸 사람이 ‘계속 되는 야근으로 사고가 났다’고 한다면 그 말을 그대로 전하면서도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실인지를 나름대로 판단하여 전달할 것이다. 목격자는 효과적으로 사건을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할 사항을 선택한다. 사고난 차량이 티코인지 BMW인지에 대해서는 거론하겠지만 차 색깔에 대해서는 침묵할 것이다. 또 차 사고를 낸 사람이 성별이나 나이에는 관심을 가져도, 그의 취미나 성향에 대해서는 무관심할 것이다. 주로 서술자는 개인의 내면적인 요소보다 객관적 요소에 관심을 가지고 사건을 전개한다.
전통적 희곡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