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권력 확립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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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권력 확립과정
흔히 세종은 조선 시대에 즉위 했던 왕들 중에 가장 눈부신 업적을 남긴 왕이라고 말한다. 그는 당시 조선에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았고 또 그 것을 위해 밤낮으로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던 왕이었다. 조선이 세워지고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에 새 왕조에 대한 권위를 세우는 일이 가장 시급했었고 세종은 정치와 사회 전반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세종이 안정적인 왕권을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선 어느 왕이나 피할 수 없었던 신하들과의 권력 다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종과 신하들 사이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던 그의 형 양녕 문제를 중심으로 그 과정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세종이 즉위한 직후 태종이 간섭 정치를 했던 기간 동안 세종은 간접적인 보호를 받았다. 태종 자신이 혈육 간의 상쟁을 경험했으므로 양녕과 세종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 왕위는 넘겨주었지만 병권은 그대로 쥐고 있으면서 세종의 왕권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제거한다. 세종은 태종의 간섭이 20대 초반의 나이로 왕 위를 계승받은 것을 감안하면 초기에 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지만 한 편으로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위기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못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태종은 세종이 일을 익힐 수 있을 무렵인 서른 정도까지 간섭 기간을 못 박았지만 세종 4년 5월 50대 중반의 나이로 승하하게 된다. 태종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측근들은 다 버리고 새로 뽑아서 쓰라고 당부했지만 세종은 그대로 남겨두고 오히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실무능력을 이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과의 권력다툼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당과 정당이 권력을 다투지만 조선시대에는 왕과 신하들 사이에 권력을 놓고 경쟁이 있었다. 신하들은 왕에게 신임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고 왕은 그러한 신하들 사이에 힘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한 시대였다. 그 당시 태종의 구신들은 백발이 성한 노인이었고 세종은 20대 중반의 혈기 왕성한 나이 였으므로 신하들은 세종을 얕보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 살아온 세월을 보나 학식을 보나 세종이 특별히 교육을 받았지만 그들보다 많은 지식을 갖고 있을 수는 없었으므로 나보다 나이 적은 사람이 더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눈꼴시 린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은 그들을 필요로 했고 결국 신하들과의 권력다툼을 성공적으로 종식함으로서 남은 기간 오로지 정치에 전념할 수 있었다.
세종이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 동안 신하들은 양녕의 거취 문제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세종 016 04/05/16(임신) / 지평 신계삼이 양녕을 돌려보내라는 봉장을 올리다
지평(持平) 신계삼(辛繼參)이 봉장(封章)을 올렸는데, 대언 등이 말하기를,
“지금 임금이 여막(廬幕)에 계시고 정사를 보지 아니하여 계달(啓達)하기 어려우니, 정사를 보는 날을 기다리라.”
하였다. 계삼이 계하지 못하였는데, 양녕(讓寧)을 돌려보내라는 것이었다.
【원전】 2 집 483 면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계삼이라는 자가 양녕을 궁 밖으로 내보내는게 어떻겠느냐는 상소를 올렸지만 상을 치르고 있는 세종에게는 올라가지 않았다. 부친 상을 당하고 있는 중에 보통 중요하거나 시급한 일이 아니라면 장례를 치루고 난 뒤 본격적으로 정사에 몰두할 때 즈음 이야기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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