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I. 서론
대부분의 한국교회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설교의 영향은 지대하다. 이사를 하거나 직장을 옮기게 되어 부득이 다른 교회로 출석해야 되는 경우, 새 교회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은 아마도 설교자와 그의 설교가 가장 클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 신자들은 매스 미디어를 통해 저명 설교자들에 대한 정보를 익히 알고 있다. 흔히 특정 유명 교회를 말할 때 그 교회의 설교자를 함께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으로 기독교회가 설교의 비중을 과다하게 중시하는 경향에서 나온 필연적 현상이다. 따라서 교회에 잘 뿌리를 내리지 못하거나 안정되어 있지 않은 신자들은 같은 도시 내에서도 유명 설교자가 있는 교회를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그러나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설교가 곧 설교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반드시 바람직한 내용, 형식, 방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그런 설교들의 인기가 단순히 회중들의 인본적이고 시대적인 욕구들을 적절히 만족시켜 주거나 기껏 피상적인 종교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설교가 회중의 상황에 따른 수요에 관심을 기울일 수는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편에서의 목적과 그것의 구현이다. 따라서 설교의 신학적 기초를 정립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바람직한 설교의 미래를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설교에 대해 정의하고 그 다음 설교의 목적과 역사에 대해 알아봄을 통해 설교의 신학적 기초를 다지려 한다.
II. 설교의 정의
설교가 무엇인가를 정의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은 설교의 신학적 근거를 밝히는 것이다. 이 작업 없이 설교가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은 신학에 있어서 올바른 순서가 아닐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설교함에 대한 신학적인 근거를 살펴보고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의 한 형식임을 규명한 후 설교가 무엇인가를 밝히려고 한다.
1. 설교의 신학적인 근거
(1) 인간의 불가능성
설교란 인간의 언어를 통하여 전달되어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인간적 차원을 지니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을 말해야 하고 하나님이 역사(役事)해야 하는 것이므로 신적 차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역사 속에 생성되었던 수많은 종교와 철학은 각기 나름대로의 신과 신 관념을 제시하고 또 그것을 신봉해 왔지만 이 모든 것들은 정신 속의 형이상학적인 산물이거나 인위적인 신에 불과했고, 실제적인 신의 차원과 인간을 연결시키는 데는 도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현실적으로 신앙한다는 것은 언제나 머릿속의 정신작용이나 인간의 작위가 아닌 하나님이 주체가 된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에서만 가능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2) 하나님의 가능성: 계시(啓示)
인간은 하나님을 그 자신의 힘으로 알 수 없고 당연히 하나님에게 말을 걸 수도 없다 하지만 유일한 가능성은 하나님이 스스로 인간에게 말을 걸어오시고 찾아오시는 방법뿐이다. 이것은 계시를 말하며, 계시란 이 세계에 속하지 않고 인간이 경험할 수 없는 초월적인 것이 드러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