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윤리와 프라이버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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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정보윤리와 프라이버시 문제
》오늘날의 정보윤리
정보기술은 야누스적인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누가 어떤 의도로 그 기술을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우리들의 삶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수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정보화의 역기능들이 날로 급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대처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정보사회가 야기하는 비윤리적 문제들에 대처해나가기 위한 올바른 정보윤리관의 확립이 아주 중요한 사회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보와 윤리의 상관성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정보사회가 가져다주는 온갖 혜택의 향유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정보사회의 역기능에 대처해 나갈수 있는 건전한 윤리의식을 제고하는 일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1996년에 컴퓨터 자문가인 아론 내빌-이스트룬드는 자동차 소유주의 이름과 주소를 자동차 번호와 매칭(matching)하는 오래곤주 교통부의 데이터 베이스를 웹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는 오래곤 주민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다른 운전자들이 인터넷에서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더 책임있게 운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나친 익명성이 무책임한 행동을 낳는다고 생각했다. 만약 다른 운전자들이 자동차 번호판을 보고 이름과 주소를 안다면, 그 운전자는 자신의 무례함에 대해 다시 생각할 것이다.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한 지 일주일도 안되어 수많은 방문자들이 이 자문가의 웹사이트를 방문했다. 주지사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 웹 사이트를 폐쇄하도록 그를 설득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과 주소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때때로(예컨대, 스토킹으로 인한) 사람의 생명이 익명성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보호의 한계
불행히도 정보시대의 데이터베이스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얼마나 위태롭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진부한것이 되어버렸다. 보험회사는 우리의 의료기록을 알고 있으며, 노련한 마케팅담당자들은 우리가 무엇을 사고 어디를 가건 그것을 추적해서 알아낸다. 아마도 우리가 사용하는 전화통화나 전자우편 내용도 누군가에 의해 감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저장공간을 가지고 있고, 거의 모든 종류의 기록을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 베이스 기록은 변경과 복사가 용이하다. 지금까지 해커들은 별다른 어려움없이 엄청난 양의 민감한 데이터에 무단으로 접근해왔다. 기술만능주의자들은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컴퓨터에 대한 의존성 증대가 초래한 일시적인 문제로 보며, 그것을 암호화에 의해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확실히 우리는 민감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부호와 기타 기술을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세계에서 프라이버시 문제는 그 이상의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독특한 이력과 전기를 가진 한 삶의 개인으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많은 개인들이 나의 이야기를 통제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것은 정보시대에 우리가 직면하는 중요한 개인의 정체성(personal identity)문제다.
》프라이버시 존중과 자기 정체성
빌게이츠는 시애틀에 개인 신분확인 핀(personal identity pin)을 지닌 손님을 추적할 수 있는 저택을 지었다. 그 핀은 각 개인의 소재를 게이츠의 친구들과 다른 손님들의 개인적 취향에 관한 기록을 저장하고 있는 컴퓨터 데이터 베이스에 전송한다. 그 핀을 지닌 손님이 방안에 들어서면 조명, 온도, 음악들의 저택 시스템이 알맞게 조절되어 손님의 취향을 만족 시킨다. 그리고 벽에 설치된 전자패널은 각 개인의 취향에 알맞은 디지털 미술을 보여주기도 한다.
게이츠 저택의 손님이 되는 것은 세계박람회나 카니발의 놀이 집에서의 경험처럼 특이하고 재미있는 경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이 단지 그것이 특이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라는 이유만으로 게이츠 저택의 손님이 되는 것을 즐겁게 여길지는 의심스럽다. 만약 ‘개인신분확인 핀’과 같은 추적장치가 흥미 있는 예외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일반적인 것이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재미있는 경험은 아닐것이다.
프라이버시는 누군가에 의해 조작 당하는 것이 될수 없다. 프라이버시 또는 개인적 자유는 자기 결정의 기초다. 자기결정은 또한 자기정체성의 기초다. 지나친 감시는 자기 결정에 기초해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우리의 능력을 손상 시킨다. 프라이버시 존중의 원리는 정보시대에서 이 독특한 자아 정체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우리를 자극할수 있다.
특히, 프라이버시 존중은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자기창조(self-authoring)의 특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소한 두가지 안전장치를 확립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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