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문제 만두 모형에서 그 해결안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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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이번 학기에 내가 들은 ‘교육철학 및 교육사’ 강의에서는 세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한 주제 당 두 개의 조가 토론을 진행하였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고 공감했던 토론은 두 번째 토론인 ‘체벌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이었다. 그러므로 이 레포트에서는 나의 의견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체벌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와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동양 교육 사상에서 찾아보도록 하겠다.
요즘 우리나라 교육에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체벌이다. 하루도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체벌 관련 뉴스들은 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한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중학교 여교사가 현장학습에 40분 늦은 학생을 인정사정없이 구타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사건은 주요 사이트의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오를 정도의 파급력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체벌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작년 말,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체벌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서울 시내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조항을 시행하였다. 이 조항의 내용을 보면, 어떤 교육적 목적이 포함되어 있던지 간에 어떠한 형태의 체벌도 허용되지 않으며, 이를 위반한 교사는 처벌을 받게 된다. 이 조항의 취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터지는 체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한 마디로 하자면 발본색출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우리 사회에서 체벌에 관한 문제가 사라졌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이 법안이 시행된 이후 물론 체벌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대신 교권 추락이 심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실 체벌 금지 이전에도 교권은 과거에 비해 매우 미약한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예전처럼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교사란 단지 그들에게 지루한 과목을 가르치는 도우미 정도로만 생각하며, 존중을 담아 교사를 대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이런 상황에서 체벌 금지라는 처방은, 이러한 현실에 족쇄를 단 격이 되어 교권을 끝도 없이 추락시켰다. 교사가 체벌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악용하여 교사를 조롱하는 학생도 있다고 하니 그 문제가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체벌 금지방안은 체벌 대신 도입된 애매한 벌점 규정과 받기 힘든 상점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었다.
위에서 알아본 대로, 체벌에 대한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채 계속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나는 여기서 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을 동양의 교육관인 ‘만두모형’을 통해 알아보았다.
우선 ‘만두모형’이란, 주자(朱子)가 인간의 마음을 만두로 비유한 것에서 따온 것이다. 마음이 만두와 같이 그 속에 온갖 잡다한 이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나온 말인데,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는 맹자의 말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불교 교육에서도 ‘인간의 마음속에 궁극적인 진리가 들어있다’고 간주한다.
여기서는 ‘인간의 마음이 가진 이(理)는 마음 그 자체의 이, 더 나아가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이’ 라는 개념을 통해, 만두 모형은 궁극적인 스승이 학습자 자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학습자의 스승은, 학습자가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그것이 달성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만두모형의 교육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에 대한 존경일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에 이 현실의 해결책이 있다.
이러한 만두모형 교육관은 추락한 교사의 권위를 회복시키고, 학생들이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게 함으로써 현재 체벌 금지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부작용(학생들이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교사가 굳이 체벌을 할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학생이 스승을 존경하며, 스승의 말에 따라 열심히 공부한다면, 학생을 꾸짖는 것이 목적인, 그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방법인 체벌이 필요하겠는가?
이와 같이, 교육적 문제만이 아닌 다른 사회적 문제들 또한, 굳이 서구적 가치관이 팽배한 현재에서만 그 해결 방안을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