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주의의 이해
분야
hwp연극학자 듀우크스는 연극이 담론의 극에서 시의 극으로 ,시의극에서 사실의 극으로,사실의 극에서 환상의 극으로,환상의 극에서 관찰의 극으로 ,관찰의 극에서 스펙타클의 극으로 변화해왔다고 말했다.그리스 비극이 담론의 극이었다면 신고전주의극이나 셰익스피어극은 시의 극이다.근대 리얼리즘이 사실주의 극이며 20세기 초부터 중반까지의 상징주의극.표현주의극.초 현실주의극.부조리극의 계열이 환상의 극이란 범주에 들 것이다.
서사극.기록극.등은 관찰의 극이며,뮤지컬이나 총체연극,기타 놀이성이나 연극성을 주장하는 극장주의적 연극들이 스펙타클의 극이라 할 것이다.
표현주의극으로 본격화된 비사실주의극 실험은 이후 여러 단발적인 연극운동을 일으켰다.
표현주의극의 무대가 현대인의 해체를 물질주의와 산업주의와 결부시켜 비관적으로 표현했다면,여러 기계적인 이미지들을 과감히 등장시켜 역동적으로 기계시대의 등장을 낙관적으로 표현한 ‘미래파 연극’이 있었다.또 경사마루.비탈 등의 기능적 무대 장치와 배우들의 훈련된 육체동작으로 산업사회의 인간형을 표현하는 ‘구성파 연극’도 있었다.
그런데,이러한 여러 반사실주의 조류중에서 주목할 만한 연극운동은 1910년대 후반에 대두된 초현실주의극이다.
초현실주의는 허무주의를 흡수하여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났는데 그이름이 암시하듯 사실주의에대한 반발을 내포한다. 원래 초현실주의가 공식적으로 발족한 것은 앙드레 브르통이 1924년에 선언서를 발표 하면서부터였다.하지만, 그 뿌리는 비이성,비논리에 관심을 가진 문학의 유파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이 비이성 중심의 맥락은 낭만주의에 의해 표면화되고,
그 후예인 상징주의에 의해 더 심화되고,다다이즘에 이르러 세상에 대한 철저한 부정과 회의로 극단화됐다가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주장하게되는 초 현실주의로 맥을 이어나간 것으로 그 계보를 짚어볼 수있다.초 현실주의는 감각으로 포착한 세계가 진실하다고 믿는다.하지만 낭만주의가 감각적 인상을 시적 비유에 의해 표현하는것과는 달리,감각적 체험에 대한 무의식의 반응을 자동 기술적으로 기록하고자 한다.무의식적으로 또오르는 이미지들,비현실적인 사건들,강박관념,본능적 욕망,원시적 욕구 등을 자유연상기법에 의존하여 표현해 내는 것이다.이 초 현실주의는 미술이나 시에서도 붐을 일으켰고,연극에서는 무의식이나 환상을 자유롭게 무대위에 그려낸 독특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초현실주의극은 일체의 논리나 서스펜스를 배제하고 자유로운 신화적 상징이나 환상을 화려하고 기발하게 혹은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한 극이었다.
무대를 답답한 일상적 현실의 환영무대가 아닌,화려하고 상상적이고 환상에 찬 무대로 만들어 내려는 초현실주의 등의 반사실주의 실험은 지속적인 연극 유파로 남지는 못했다.그러나 현대극의 중요한 특성인 반사실주의와 극장주의를 뿌리내리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극장주의’는 연극이 현실모사가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고,오히려 연극임을 강조하고 놀이의 즐거움을 현시하는 연극을 표방하는 태도이다.
이제 무대는 사실의 재현으로서의 극적환영을 강조하는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연극성을 자각시키는 무대라는 재인식이 일어났던 것이다.사실 동양의 전통연극도 현실의 환영을 강조하는 연극이 아니라 놀이성을 중시한 연극이었으며,세익스피어의 연극이나 몰리에르의 희극을 비롯한 많은 연극이 현실모사의 장이 아닌 연극놀이를 표방한 연극이었다.이처럼 20세기 초엽에 대두된 반사실주의 내지는 연극성의 강조,리얼리티를 인생에서가 아니라 연극에서 찾으려는 ‘연극적 연극’은 연극의 본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는것이다.
서사극도 바로 그러한 연극성의 자각에서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