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생협연합회 연수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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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도쿄생협연합회 연수 감상문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들어가며 : 토쿠보상의 당부 “환자의 삶에 밀착하여 돌보는 의사가 되기 바랍니다.”
“저는 의사는 병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에 밀착하여 돌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거 환경, 직장, 지역사회까지 생각하여 환자를 전체적으로 돌보는 의사가 되기 바랍니다.”
우리를 맞이한 순간부터 다시 비행기에 탑승할 때 까지 우리에게 밀착하여 연수를 이끌어준 도쿄생협연합회의 이사 도쿠보상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해준 이 마지막 이야기가 그들이 전체 일정을 통해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도쿄 의료생협의 다양한 사업체, 활동 등도 인상적이었지만 학생인 우리들에게는 의사로써 환자와 지역사회를 대하는 자세가 큰 배움이었다. 소아과 의사이며 한방진료를 겸하고 있는 할아버지 의사 오키야마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환자의 삶에 밀착하여 돌보는 의사의 삶이 어떠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젊은 가정의 콘도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앞으로 그가 그런 의사의 삶을 살아가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50여년 조합원과 함께 해온 오키야마 선생님은 다른 길도 많이 있었을 텐데 왜 생협의 의사로 살았냐는 질문에 자신이 살아온 지역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이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조합원들이 자신을 지지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강의를 같이 들었던 조합원 분들이 선생님의 대답에 맞다고 맞장구를 치시며 우리에게 그 질문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하셨다. 그리고 선생님은 의료생협의 활동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 했다. 처음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던 연합회 직원인 쿠로다상도 조합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조합원이 하고 싶은 것을 했기 때문에 이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고 했다. 누구에게 어떠한 질문을 해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들의 활동 모두가 조합원의 공이라고 말했던 것이 놀라웠다. 더불어 쿠로다 상은 의료생협 병원의 강점이 큰 병원을 가진 것 보다는 진료소 중심으로 지역에 밀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여 그들이 주민들의 삶에 스며들어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민과 함께 하는 거대 조직 도쿄의료생협
주민과 함께하고 환자의 삶을 돌보며 지역에 밀착한다. 말은 명확한데 그 실제 모습은 희미하다. 환자의 삶을 돌본다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도쿄 의료 생협의 역사는 의료인들이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산 “세틀먼트” 운동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세틀먼트 운동은 영국에서 지식인들이 낙후지역에 정주하여 지역지문과의 인격적 접촉을 통하여 사람들의 욕구충족을 위한 자발적인 조직을 형성하고 보건, 의료, 직업지도, 교육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것 두산백과사전
이다. 히카와시타 노인 요양원에 갔을 때도 세틀먼트 운동이 게시판에 소개되어 있었고 데포츠 진료소의 오키야마 선생님도 강연에서 전후에 세틀먼트 운동으로 작은 진료소를 세운 것이 시작이라고 하였다. 삶의 공유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단언컨대 같이 사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오키야마 선생님의 강연에서 데포츠 진료소에서의 활동이 특별한 의료서비스라고 느껴지지 않고 노동자들의 상태를 보며 직업병 운동을 하고, 아이들을 위해 백신을 확보하라고 요구하는 등 그저 삶의 필요에서 나오는 활동들이였다. 삶을 공유한다면 의료 활동 자체가 하나의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에 생협으로 조직화 되어 지금은 큰 규모로 발전했음에도 여러 개호 시설을 방문하며 세틀먼트 운동으로 시작했던 초심이 비교적 잘 살아 있다고 느껴졌다. 한편 도쿄 생협의 신입직원 연수교육이 우리 일정과 같은 날 있어서 잠깐 들러서 강의를 함께 들을 수 있었다. 고급 호텔에서 마치 기업 신입직원 연수 분위기에서 협동조합의 정의와 7원칙을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사훈이 협동조합의 7 원칙인 기업이랄까? 도쿄 생협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복리 후생이 좋은 직장으로 여겨진다고 하였다. 요 근래 협동조합이 활성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은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찾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놀라웠다. 게다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장이라고 하니. 고령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작은 진료소부터 요양원 병원까지 단계별 개호시설의 치밀한 시스템에 놀라면서도 거대조직을 움직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관료적 분위기를 어렴풋하게 느꼈다. 일본 협동보합의 역사를 보면 일본 공산당 계열의 생협을 중심으로 결성된 일본 생협련 운동의 관료적 방식에 반발이 일어나면서 지역시민이 주도하는 시민주도형, 주민밀착형 생협이라고 불리는 형태들로 분화 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형태가 생활클럽 생협이다. (이영채 [일본의 사회운동]-생협운동의 역사와 현황) 정치적 배경에서 나오는 관료성도 있을 것이고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시민사회 운동, 협동조합의 흐름, 정치적 배경을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럼에도 세틀먼트 운동에서 시작된 초심이 있기에 조합원들의 필요를 잘 수렴 할 수 있었고 거대조직으로 발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도쿄 생협의 성공을 다양한 사업체와 큰 조직으로의 발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관건은 주민들과 밀착하여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점이다.
조합원의 집, 가키노키 하우스 “하고 싶은 걸 하지 않으면 이 곳은 운영될 수 없습니다.”
이번 연수 기간 중 도쿄 생협의 조합원들의 활동을 가까이서 지켜 볼 수 있었던 곳은 가키노키 하우스(이하 감나무 집)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건강한 조합원들이 작은 가정집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건강 체크도 함께하고 하이킹, 마작, 가라오케 등의 동아리 활동도하고 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한다. 지역주민들을 초대해서 식사도 함께 하고 바자회도 진행한다. 우리도 이곳에서 점심을 대접받았는데 이곳에서 먹은 식사는 전체 일정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평가 회의를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 했는데 이곳만은 맛본 이야기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자발적으로 하는 비결 대해서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고 이러한 공간은 그렇게 해야지만 운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연수기간 중 생협 사람들을 통해서 건강만들기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다. 건강하다는 것이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라는 WHO의 정의를 이야기 하면서도 대부분의 건강 증진 활동이 단순히 신체의 건강 증진에 국한 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을 만들어 가는데 좋은 방법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함께 하며 사는 것이다. 설령 그게 신체의 건강 증진 활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일지라도 말이다. 이곳에 있는 분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실천하고 있었다. 몇 해 전 NHK특별 취재팀이 일본사회를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 “무연사회”라고 이름 붙이고 취재했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모두 관계의 단절은 큰 사회의 문제이다. 그런 상황에서 감나무 집의 조합원들이 활발히 관계를 연결해가는 활동이 참 소중다고 느꼈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무엇일까? 이렇게 함께 하고 싶은 것을 해나간다면 어느 순간 건강이라는 말조차 잊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함께 밥 해먹고 노래 부르고 산책하며 재밌게 놀다가 누군가 문득 우리가 왜 모였었지 하고 물으면 또 다른 누군가 건강하게 살려고 모였지 하며 웃을 수 있다면.
나가며 : 새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갈 대안
연수 기간 동안 가장 크게 감동한 것들은 생협에서 만난 직원, 의료인, 자원봉사자, 조합원 등 모든 사람들의 따듯한 환대와 열정 있는 모습이었다. 점심 식사를 하며 의사들의 왕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일본 정부의 공공지출을 줄이려는 기조에 왕진에 대한 수가를 줄이는 등의 정책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한 변화 때문에 생협 활동에 위기가 있음에도 돈의 논리보단 사회에 필요한 활동을 지속하려는 뚝심도 보았다. 도쿄건생병원에 갔을 때 돈을 더 벌기 위해서 공간을 이용하지 않고 환자들의 편의와 필요를 위해서 운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특별히 착한 사람들이라서 생협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고 고민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살고, 활동하고 있는 마을에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분들이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마을 주민들과 그런 이야기를 종종 나눈다. 생일 파티를 단체로 열어서 관계를 맺어주기, 집수리 봉사단을 조직해서 도와주기, 그룹 홈을 만들기 등등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에 일본에서 보았던 진료소, 주간보호 시설, 재활 시설, 치매노인 그룹 홈 등이 그대로 갖춰져 있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나무 집에서 만났던 한 생협 직원 분은 일본 생협 학자가 정리한 세계 의료 협동조합 모델 사례 책자를 보여주면서, 한국 안성 의료 생협의 사례 중 농민운동과 학생운동이 결합하여 탄생했던 역사가 감동적이라고 했다. 의료인들이 가난한 주민 속으로 들어가 함께 살며 삶을 돌보았던 것처럼 과거 안성 의료 생협이 시작될 때 의료인들이 농민들과 삶을 나누었던 것처럼 그저 같이 살다보면 생각지 못했던 작은 성과들이 생기지 않을까? 새로운 상상력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함께 만들어갈 무지개의 꿈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