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글쓰기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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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서 타자와의 관계는 인터넷이라는 수단이 나오기 전의 그것보다 더 약화되었다. 지금까지 타인과의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직접 만나고, 두 눈으로 상대방의 모습을 담았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화라는 기술이 나왔을 때에도 우리는 목소리라는 매개로 인하여 서로를 각인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관계로 우리는 상대방이 누군지 어떤 모습인지, 어떤 목소리를 갖는지, 어떤 스타일인지를 전혀 모른 상태로 관계를 만들어 간다. 우리의 기억은 종합적인 감각과 그 상호 연관관계의 총체로서 저장된다.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를 맺을 때, 단순히 그 사람의 모습이 어떠했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어떠했고, 그 사람의 생각이 어떠했다고 기억하지 않는다.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인상과 감각과 판단이 하나 되어 기억에 남고, 그것이 좋은 것이었다면, 그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갖게 된다. 인터넷을 통한 관계는 마치 소설을 읽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 상대방이 인터넷에 남긴 정보들을 가지고 그 사람을 파악하며, 채팅이라고 하는 글로써 그 사람과 대화를 한다. 그 외에 현실에서는 스스로도 모르게 인지하게 되는 것들은, 타자가 남긴 흔적들에 의해 추측 하게 되고, 그렇게 기억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억은 실제성이 없는 허상과 같은 것이기에 약간의 충격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기억된 타인이 쉽게 잊혀질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관계는 진정성이 부족하고, 더 깊고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하기가 힘들다. 개인 간의 관계가 가벼워진다면, 나아가서 공동체의 결속이나 민족성과 같은 집단의식마저 잃어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