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재벌개혁의 문제점
가. 외자지배가 초래한 우량의 역설
나. 국민경제의 투기화
다. 주주자본주의의 법제적 모순
라. 주주에 의한 수탈체계
마. 금융개혁의 완전한 실패
바. 자본시장개방의 문제
3. 스웨덴 좌파의 실용주의적 선택
가. [사례] 발렌베리 vs 삼성
4. 해법의 모색
5. 구체적인 대안
외환위기 이전 우리나라의 경제체제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관치금융), 재벌의 독점적 지배 등 반(反)시장적인 경제체제의 요소들로 특징지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과거의 경제체제를 고치기 위해 자본시장개방, 무역자유화, 노동시장 유연화, 공기업민영화, 각종 규제완화, 금융자유화, 기업지배구조의 개조 등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를 통해 시장원리를 확산시켜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벌들의 독식을 막아 경제의 공정성을 높이고 분배를 개선할 것이라 기대하였다.
실제로, 이러한 경제체제의 개혁으로 인해 외환위기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더 빨리 탈출하였고, 비효율적인 재벌 해체, 재벌들의 부채비율 축소, 계열기업 수 감소, 주주 중심의 경영으로 사상 최대의 경상이윤율 기록 등의 순기능적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2003년에 들어 지난 몇 년간 경기회복을 주도해온 소비의 증가가 신용불량자의 누적이라는 형태로 표출되면서 우리 경제는 눈에 띄게 감속을 하게 되었다. 또, 국민소득 대비 투자율이 1990~1997년 평균 37.1% 에서 1998~2002년 평균 25.9%로 급속히 감소하였고, 심한 경제수축을 경험한 1998년을 제외하더라도 평균 27.1%의 수준에 머무는 부작용을 낳았다.
2. 재벌개혁의 문제점
재벌개혁은 여전히 경제정의적 관점에서 재벌총수의 지배권을 압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을 뿐, 외자 지배에 따른 국민경제의 전략적 자유의 제약이란 문제를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즉 이것은 재벌이 갖는 두 가지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은 복합그룹경영을 통해 내부 자본시장, 내부 경영자 시장을 형성함으로써 대규모 위험사업에 대한 위험 분담자로서 기능해왔고, 재벌이 해체될 경우 단점이 시정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경제가 그간 누려온 차별적인 강점까지도 파괴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현재 재벌개혁은 재벌구조가 과다한 차입경영, 무분별한 다각화, 피라미드식 출자 등의 부당한 수단을 통한 가공자본의 창출 등에 기초한 기형적인 기업구조이며, 따라서 이러한 기형적 구조 때문의 기업의 효율성이 낮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먼저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이 높은 차입비율을 가졌다고 지적하지만, 실제로 비율적으로 따져볼 때, 우리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들보다도 주식시장을 통해 더 많은 자금을 동원했다. 그 예로 1970~1980년대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주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자금의 13.4%로, 미국 -4.9%, 독일 2.3%, 일본 3.9%, 영국 7%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이다.
또, 고도의 차입경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흔히, 350~400% 라는 우리 기업의 부채비율이 병적으로 높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본의 경우 고도 성장기에 500% 대의 부채비율 기록하였고,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이 366% 였던 1980년대에, 스웨덴 555%, 노르웨이 538%, 핀란드492%, 프랑스 361%, 이탈리아 307%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의 높고 낮음 자체가 경제 활성이나 침체의 주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다각화의 문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기업의 다각화는 위험을 분산하여 적극적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기존 계열사에서의 보조를 통해 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재벌들이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다각화 자체를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