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docⅡ. 광증에 대한 관심 형성 배경
III. 광증의 유형별로 살펴본 초현실주의 회화
IV. 나가는 글
광증의 개념은 시대마다 다르게 정의되어 왔고, 이는 광인을 다루는 취급방법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난다. 고대사회에서는 광증이 뇌 속에 악령이 들어간 것이라고 보았으므로 고대인들은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였다.(참고도판1) 그러한 고대 의학은 중세에도 이어져 광인의 머리를 절개한 후 돌을 꺼내려는 악습으로 지속되었다.(참고도판2) 특히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악령론demonology이 유행하여 광증이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악령의 저주를 받은 상태로 여겨졌는데, 이 같은 광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15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까지 수많은 광인들이 마녀사냥의 희생물이 되기도 하였다. 17세기에는 광인들이 당시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수용시설들에 수감되어 감시와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참고도판3) 19세기 말부터 정신분석학이 발전하면서 비로소 광증의 개념이 특정한 집단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실존과 관련된 내면의 문제로 인식되었는데,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심지어 초현실주의자들은 광증을 찬양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그들의 미학에 수용하였으며, 광증과 관련된 다양한 표현기법을 탐구하였다.
이와 같이 광증이 상대적인 개념이라면, 초현실주의자들의 광증 개념 또한 그 시대의 소산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을 시작으로 본 연구는 Ⅱ장에서 초현실주의의 광증에 대한 관심이 어떠한 시대적 배경을 전제로 하는지 알아본 후 Ⅲ장에서는 초현실주의자들이 관심을 보였던 히스테리, 편집증 그리고 사도마조히즘을 중심으로 광증이 그들의 미학과 기법에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다.
Ⅱ. 광증에 대한 관심 형성 배경
초현실주의 이전의 서구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사유방식에 근거한 이성중심의 사고가 뿌리 깊이 박혀 있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인간 존엄성의 상실을 필두로 이성중심의 사유체계는 도전을 받게 되었고, 합리주의에 반대하는 흐름은 20세기 초 많은 예술가들에게 원시미술과 아동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맥락에서 광인의 미술은 초현실주의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고, 특히 광인들이 합리주의 제도권에서 추방된 자들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가치체계를 부정하는 다다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초현실주의의 의도와 일치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