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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후감] 박상륭 `평심`을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박상륭氏의 소설을 읽어나간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이다. 생경한 어휘와, 그 시작과 끝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방대한 사유의 체계, 그리고 쉼표로 호흡을 조절하며 이어지는 긴 문장.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것이어서, 이러한 식의 독법에 익숙치 않은 나와 같은 독자들은 쉽게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소설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죽음'에 대한 수사학적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역작인『죽음의 한 연구』를 읽어나가면서 줄곧 느꼈던 의문이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어져 오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말하는 '죽음'의 관념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삶'을 잉태하고 있는 영원회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의 모습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박상륭 소설에서의 '죽음'은 그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 소설집은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의 세 편은 그가 캐나다 이민생활에서 보고들은 것을 '죽음'의 관념아래 재구성한 것이며, 나머지 다섯 편은 '죽음의 한 연구'에서도 보인 바 있는 설화적인 이야기와 신화, 종교를 재구성하여 '죽음'과 '삶'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여덟 편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인 것은 모든 이야기들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 이야기 중에서 가장 눈에 뜨일 만한 부분은「왈튼 씨 부인이 죽은 한 죽음」-세상 얘기 한 자리 中에서 나오는 '요카스테 병증(Jocaster Syndrome)'이라고 명명한 것의 작가의 해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