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 긴느 가의 여인들을 중심으로 -
- 目 次 -
Ⅰ. 머리말
Ⅱ.『역사』속의 여인들
Ⅲ. 중세 여인들의 현실주의 적 삶
Ⅳ. 맺음말
Ⅰ. 머리말
중세 봉건사회는 다양한 신분 계층들의 역할분담을 특징으로 하는 구성체였다. 중세 여성사 연구도 계층 간의 간극이 명확했던 신분제 사회라는 특수한 상황, 그리고 그 속에서 숨 쉬었던 여성들의 상이한 생활유형과 감성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이 시대의 귀족층 여성은 여타 집단의 여성들과 비교해 그 수에 있어서 비록 적었지만 많은 특권을 향유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하층민에 대한 보호의 책임감을 짊어지고 살아갔다.
그 중 본문에서 집중 조망할 긴느-아르드르(Guines-Ardres) 가문은 노르망디, 앙주, 플랑드르 등과 그 위세를 비교할 수 없는 군소 귀족이지만, 이 문중은 중세 귀족 집안의 평균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중세 귀족 여성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알아보고자 한다.
Ⅱ.『역사』속의 여인들
『긴느 백작 가문사(Historia comitum Ghisnenisium』(이하『역사』)는 12세기 중반 이후에 프랑스 북부 지역에서 유행했던 일종의 ‘가문사(家門史)’로 선조들의 미덕을 기리고 가계의 혈통을 후손들에게 전할 목적으로 작성된 글이다. 저자는 아르드르 경의 가문을 위해 시무하던 사제 랑베르이다. 그가『역사』를 집필할 무렵인 1190년대는 긴느 백작의 장남 아르눌과 아르드르경의 외동딸이자 상속녀였던 베아트리스의 결혼을 계기로 두 집안이 흡수, 통합 되던 시기였다.
귀족부인의 재산관리권
아르드르 가문의 부인들은 ‘성주의 부인’, ‘영주의 부인’으로서 직간접적으로 공적인 업무에 개입을 하곤 하였는데, 가문의 가장이었던 남편의 ‘협력자’로서 집안의 재산 관리를 책임지고 있었던 여인들은 때로는 냉혹할 정도로 엄격하게 가계를 꾸리기도 했다. 아르눌(Ⅱ.)경의 부인 제르트뤼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그녀의 영지관리 실태에 대해 랑베르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주도면밀했던 그녀는 방목권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영지 내의 모든 가축들을 한 무리씩 다시 편성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녀의 명령을 이행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던 대리인들이 한 오두막집에 왔을 때, 그들을 맞은 사람은 한 가난한 여인으로 그녀의 뒤에는 배고파 울고 있는 일곱 명의 어린아이들이 보였다. 망연자실해 보이는 가냘픈 여인은 자신의 수중에는 양이나 소 어느 것도 없으니 귀부인이 정 원한다면 자기 아이들 중의 한 명을 데려다 방목(ad pascendum)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냉소적으로 쏘아붙였다, 이 말을 그대로 전달받은 제르트뤼드는 어린 여자아이 하나를 데려다가 새끼 양을 대신해서 하녀로 삼았고(ancillam factam et ancille nomen), 이 아이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농장 재산을 관리하고 있던 남자와 짝을 지어 주었다(copulavit). 이때부터 이 하녀가 낳은 모든 자식들은 귀부인의 소유가 되었다.” 뒤비,『12세기의 여인들 2』, 193쪽
제르트뤼드의 냉혹한 권력행사는 또 다른 일화에서도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