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학 한국전쟁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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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기시
1950년대는 참담한 시간이었다. 625로 인해 모든 것이 철저히 부서지고 폐허가 되었다. 또한 625는 남북 분단의 비극과 함께 민족 재편성이라는 큰 혼란과 시련을 안겨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5는 우리 민족에게 정신사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선물했다. 그 부정적인 측면은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자마자 찾아온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패배주의와 허무주의의 심화 현상이었다. 이에 반해 긍정적인 측면은 민족과 개인에 대한 재발견이다. 물론 문학사적 측면에서도 커다란 혼란을 가져왔다. 먼저 언어적 측면에서 보면, 일제 식민지하 일본어의 기반에서 벗어나려던 한국어가 또 다시 영어라는 외국어와 정면으로 부딪히게 되었다. 또한 문학 내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 문화의 유입으로 한국어의 문학적 가능성, 특히 시적 감수성을 개방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로 인해 한국시는 서구시의 새로운 감수성과 기법에 직접 부딪치면서 새롭게 시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이에 부수되는 詩史적 문제점을 제기하도록 강요당했다. 이후 한국 현대시의 난해성은 바로 전후 문화의 난잡성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문단 재편성의 기운과 문학 내적 사정의 변동에 따라 1955년을 전후하여, 시단은 새로운 변화와 질서를 모색하는 활발한 운동이 전개된다. 이 시기의 시간을 이끌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해방 전에 데뷔한 시인들이었다. 8.15에서 6.25 전까지를 해방 공간이라고 할 때, 이 시기의 특징은 식민지 체험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신진 시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지닌다. 또한 일제 말에 간행되지 못했던 시와 시집들이 출간되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해가기 시작한다.
1950년대의 시는 전쟁시로부터 시작한다. 1950년대가 625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의 시대를 함께 살았던 시인들은 다양한 행동을 보여준다. 전장에서 총을 잡고 참전하거나 문총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全國文化團體總聯合會)
8·15광복후인 1947년 2월 12일 좌익계열의 문화단체 조직에 대항한 조직으로,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고 문화의 독자성을 옹호, 세계문화의 이념 아래 민족문화를 창조하고자 결성된 문화관계 단체의 총연합회이다. 약칭으로 문총(文總)이라 한다.
의 구상, 모윤숙 등과 같이 승전의식을 고취시키는 종군작가로 활동하는 등 의식의 첨단을 살아가는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였으나 이에 반해 지하로 숨거나, 남으로 피난하기도 했다. 시인들의 전장의 직접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전쟁시들은 직설적인 상황 묘사와 인위적인 절규 및 감탄사의 나열로 이루어진 것이 많다. 일제 36년의 체험에서 막 벗어나 혼란한 해방 공간의 와중에서 갑자기 터진 625는 이 땅의 시인들로 하여금 전쟁을 직접 수용할 수 있는 예술적 응전력을 획득할 수 없게 만들었다. 김재홍, 『한국 현대시의 사적 탐구』일지사, 1998, p.243
오히려 기존의 시인들보다는 전쟁에 직접 참전한 무명의 용사들이 이러한 현장체험을 생생하게 절규하는 시인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전쟁시는 전투에 직접 참가한 병사들이 쓴 참전시와 종군 작가단에 가담한 기성 문인들이 쓴 종군시로 나눌 수 있다. 참전시와 종군시는 모두 전쟁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시정신의 치열성과 분위기에서 서로 판이하게 다르다. 참전시는 참전 용사인 작가들의 심리를 반영되어 적군에 대한 적개심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그러나 종군시에는 승전의식을 고취하거나 조국애, 적과 동지의 개념을 초월한 인류애 등이 나타난다.
나는 정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고 또한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남아있는 자료로서 간접적인 전쟁에 대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 이 땅에는 분단이라는 전쟁의 잔재가 남아 있고 지금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그 참혹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할 것이다. 그것은 일어나서도 안 되고 일으켜서도 안 되는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것이다. 당시 그리 광복을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리 풍족하지 않은 삶을 살고 남의 나라의 지배에서 막 벗어난 시기에 전쟁이 발발했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인에게는 물론, 문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버린 이들은 전시를 비관하고 자신의 모습에 한탄하게 된다. 누구나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힘들어하고 괴로워한다. 그것이 자기 스스로 만든 일일지라도 그러한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하물며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자신 앞에 펼쳐진 일들은 더욱 더 분노를 일으키고 회의를 느끼게 할 것이다. 사람들은 매우 괴로운 모습으로 굶주림과 추위, 각종 어려움에 죽음을 가까이하게 된다. 왜 자신이 정쟁을 맞이하게 되었고 왜 이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분노하는 작가들의 마음은 오직 자신의 유일한 표현수단인 시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이영순의 연희고지4는 1951년 여름에 발표됐는데, 당시 이영순은 육군 대령으로 전쟁에 최전방에 위치해 있었다. 더구나 이영순은 전장에서 동생을 잃고, 자신도 총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었다. 이런 참혹한 전쟁의 경험으로 인한 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시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