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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의 그리스 비극적 요소
-합창의 신분과 기능-
저자는 마가복음의 총체적인 무대 공연을 위한 시각적 그리고 청각적 자극을 포함한 연극적·공연적 특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마가복음에서 그리스 비극의 합창을 기능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추적했다. 그리고 “뭇사람” 혹은 “사람”으로 번역되거나 번역되지 않는 불특정 다수와 설명적 문구들 그리고 몇 가지 요소들에 집중하여(1:22; 1:27; 2:12; 5:15; 5:20; 6:2; 7:37) 이들의 합창적 기능을 확인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익명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집단성을 갖고 있으며, 예수 운동에 대한 이해에 상당한 변화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며, 마가의 설명적 문구들 역시 나레이터의 이상을 재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마가복음의 삼인칭 복수의 사람들과 설명적 문구들이 그리스 합창이 수행하는 기능의 일부분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Ⅰ. 서 론
그리스 비극은 여러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여섯 가지(플롯, 인물, 사상, 조사, 합창 그리고 시각적 요소)로 분류하면서 플롯을 제일 원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비극의 청중들은 합창을 갖고 있지 않는 그리스 비극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스 단어 합창(coro,j)은 노래하고 춤추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5세기 그리스 드라마는 다수의 시민들로 구성된 합창이 기본요소였으며, 배우는 이후에 부가된 요소이다. 곧 그리스 드라마에서 배우들은 합창으로부터 분화된 것이다. 이는 드라마의 생생함을 경험하기 위해 취해진 결과일 것이다.
그리스 비극에서 합창이 한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결정할 정도였다면, 어느 누구도 그것의 중요성과 기능을 간과할 수 없다. 그리고 합창은 비극적 행동을 재현할 때 두드러지게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게 그리스 비극에서 합창이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졌다면, 이러한 중요성은 마가복음이 그리스 비극이라면, 마가복음에서도 반영되었을 것이다. 다수의 신약학자들은 마가복음을 최종 본문(final text)로 인정하면서, 이 최종 본문의 모형을 그리스 비극에서 찾았다. 그들은 마가복음을 그리스 비극의 파생장르로 간주했다. 하지만 그리스 비극과 마가복음 사이에는 분
명한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차이들 중의 하나가 합창에 대한 복음서 저자들의 소홀함에서 온다.
왜냐하면 합창이 없는 그리스 비극은 전설이나 신화적 본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비극으로서 마가복음의 비극성은 개연성과 필연성에 따라 사건들의 연속 속에 드러난 극적인 특성을 연구 분석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리스 비극이 극적이면서도 또한 연극적(theatrical)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그리스 비극의 연극적 특성은 합창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마가복음의 연극적 특성을 규정하고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그리스 비극의 6개 요소 중의 하나인 합창이다.
신약학계의 관심은 결과적으로 그리스 비극으로서 마가복음의 서사성과 극적 분위기를 충분하게 인식하였지만, 총체적인 연극적 특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본 연구는 마가복음의 비극성을 연극적 특성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합창을 연구하는 것은 청중에게 더 나은 철저한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게 하는 근본적인 동인이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의 합창 요소를 확인하고 합창을 행하고 있는 인물을 밝히는 것은 중요한 연구이다.
본 연구는 먼저 마가복음에서 그리스 비극의 합창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마가복음의 인물 중에 합창적 기능을 보여주는 집단을 확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마가복음의 합창적 요소와 기능 그리고 합창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인물들이 누구인지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스 비극의 합창의 기능과 합창단의 신분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마가복음의 연극적 특성을 고려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Ⅱ. 그리스 비극에서의 합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