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교실 밖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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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교실 밖의 아이들
나는 초등 상담 분야에 관심이 있다. 나 또한 어렸을 때 ‘포기당한’ 문제아였기 때문에 더 마음이 가는 지도 모르겠다. 사실 난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례 속 어린이들과 같이 피해자의 쪽은 아니었다. 아이들과 패거리로 몰려다니며 괴롭히는 것이 폼 나 보였고 내 존재 가치가 바로 거기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처럼 ‘엄석대’로서의 생활은 결코 영원히 지속되지 않았다. 그러한 못난 유년기 기억들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되살아났다.
중학교 때 내 자리는 교실의 왼쪽 제일 끝. 온풍기 앞이었다. 생생히 떠오르는 교실 풍경. 나를 에둘러 겨냥해 비난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와 일그러진 그 표정....... 그리고 나와 대화할 때 “난 정말 널 생각하면 불행해. 너가 내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 라고 쐐기를 박으셨던 일.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그때 난 분명 못된 아이긴 했지만 상처받는 말을 들으면 울 줄 알았고 꿈이 있었으며 음악을 좋아하는 의외로 평범한 여자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생님은 (그 분이 원했건, 원치 않았건) 내게, 2년 후 교사가 될 내게 오늘날까지도 아픈 존재다.
대개 사람들은 누군가를 판단할 때 ‘그 사람은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즐겨 말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은 누구나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게 우리 교사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신념이기도 하다. 사람의 지능이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의 논쟁에서 후천적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 교수 학습을 비로소 의미 있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아이는 원래 그래’, ‘우리 반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아이는 교사로부터 포기된다. 아마도 「교실 밖의 아이들」의 책장을 넘기며 마음이 따뜻했던 이유는 비록 모든 아이들이 개선에 성공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변화에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이 뜻 깊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모든 상담이 일사천리로 바로바로 효과를 나타내며 (늘 선생님의 뜻대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서) 현실적으로 와 닿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교사가 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바로 이 안에 있었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학생 상담 사례를 꼽자면 ‘왕따 당하는 경도 정신 지체 민우’였다. 민우는 늘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여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그 때문에 친구들을 향한 분노에 차 있었고 걸핏하면 험악한 말을 하곤 했다. 상담 교사는 문제 파악에 나섰다. 민우의 가정 환경ㅡ어머니의 과도한 기대로 인한 좌절감ㅡ, 민우를 괴롭히는 학생들과 방관하는 아이들 등의 교실 환경, 지능 지수를 조사했다. 이 대목에서 ‘결과’로서 나타나는 학생의 상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교사는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빈 의자’와 ‘이중자아 기법’을 사용하였다. 빈 의자에 괴롭히는 학생을 앉혔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자아인 선생님이 시키는 말을 외치는 것이다. “난 잘못한 게 없어!” 그리고 “난 병신이 아니야!”라고 감정을 실어 반복해서 소리치다 보면 억눌렸던 감정이 표출되어 나중에 감정이 일어났을 때 즉시(Here and Now) 그것을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드러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곪은 부위는 터지기 마련이다. 예전에 한 고등학교에서 어떤 학생이 자신을 괴롭히던 학생의 반에 불쑥 들어가 흉기로 숨지게 한 사건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었다. 그 학생이 상담을 통해 평소에 감정 치료를 받았더라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상담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이유인가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상담에 관한 기록이 자세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지만 구체적인 상담의 과정을 알고 싶어졌다. ① 기대한 모습을 얻어내기까지의 시간 경과와 상담 횟수별 변화 과정 ② 상담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ㅡ의외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선생님과의 대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③ 그 아이가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을 숨겨야(드러내야) 하는지 - 중학교 때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반 친구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했었다. ④ 상담을 해서 학생의 태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더라도 그 아이와 다른 학생들을 융합시키는 데 어떤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지ㅡ예를 들어, 앞서 말한 민우의 예에서 민우가 더 나아져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집단에 들어갔을 때 완전히 어울려 환영받기 위해서 민우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내가 초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어떤 계기였는지는 모르겠는데ㅡ기억으로는 먹을 것을 줘서 한 번 스스로 들어갔었던 듯하다ㅡ상담실에 가게 되었다. 그땐 지금 떠올려 보아도 참 형식적인 상담이었다. “요새 고민이 있니?”, “친구들과 잘 어울리니?” 와 같이 무리 없이 대화로 이어지는 상담이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 있을 그 무언가를 꺼낼 수는 없는 대화였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주목한 점은 발달한 상담 기술이었다.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흐름을 갖고 상담이 진행되며 불필요하거나 군더더기 있는 말이 없이 한 마디 한 마디가 유의미하게 쓰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웠다. TV에서 몇 번 보았던 심리분석과 상담 프로그램이 실제 초등학교에서도 이렇게 쓰이고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단순하다 싶겠지만 교육 환경이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이 대거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도 활용된 바 있는 HTP검사(집-나무-사람 그림), 물고기 가족화, 놀이 치료 등의 쓰임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어서 즐겨 본다. 이 책을 지은 초등교실상담연구회라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연구 모임은 소개 부분에서 ‘초등학생 대상의 상담은 아직 미개척 연구 분야여서 늘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도 기여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욕심일까.
경험 있고 믿을 수 있는 스승을 뜻하는 말, 멘토(mentor). 아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인내를 필요로 할 것이다. 환경과 조건을 모두 동일하게 갖추어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 바로 옆 사람 마음이거늘 아이들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무언가 결핍된 아이들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교사 ‘나’ 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가 느낀다면 기회임과 동시에 짐이 될 것만 같다. 그러나 학교 상담의 3가지 축으로 여겨지는 3C, 즉 개별 상담(counseling), 담임 선생님에 대한 지속적 자문(consulting) 그리고 부모를 통한 조정(cordinating)이 잘 맞물려 서로 의지하며 진행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담이란 무엇일까. ‘책 머리에’에서 칼릴 지브란의 ‘아이들’이라는 시를 추천하기에 찾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