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이해 서평쓰기 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를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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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를 읽고 나서
[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 라는 이 책은 1950~1980년대까지의 현대사를 돌아보게 해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나의 인생도 되돌아 볼 수 있게 했던 계기가 되었던 책이었다. 정말 많은 것을 되돌아보고 느끼게 해주었던 책이었고, 다시 한 번 더 나의 삶의 목표를 확인하고 재충전이 되는 시간이었다.
본문 22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이라는 말처럼 낯설고 추상적인 말도 없다. 어쩌면 이 행복이라는 말은 미성년의 말일 수 있다. 성년이 된다는 것은 인생이 얼마나 비루하고 야비하며 또 비겁한 것인가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다. 거기에 행복이라는 말이 자리할 곳은 없다.
요새 나의 삶 속에서 가장 많이 느꼈던 일이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할 만큼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행복을 느꼈고, 집안의 현실이나 내가 처한 상황보다는 굉장히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행복하게 살아왔다. 어렸기 때문에 철이 없었고, 철이 없었기 때문에 행복했다. 왜냐면 나 이외에는 신경 쓰지 않고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18년 동안의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방황기를 끝내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마음잡고 어른처럼 살아보려고 했더니 그 때부터는 행복보다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일단 공부를 시작했어야 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다. 기초도 부족한 학생이 갑자기 수능공부를 하려니까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해서 간신히 대학에 합격을 하고 나서도 내내 힘이 들었다. 어른처럼 살려니까 경제적인 면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했으니 학비도 내가 벌어야 하고, 생활비도 내가 벌어서 써야했기에 힘이 들었다. 그리고 남들의 이목에도 신경을 쓰고 살아야 하니까 이것저것 신경 쓰고 살아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어른이 되려고 보니까 세상사가 참 불합리 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나보다 지위가 높은 어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산다거나, 부조리하다는 것을 느끼지만 차마 비판하지 못한다.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세상사의 비겁함을 요새 절실히 느끼고 그런 비겁한 현실에 맞춰 나도 점차 비겁해지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사회에 직접 몸을 담그게 되면 이것보다 더한 현실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게 분명하니 어른이 되는 것이 겁이 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피곤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시가 두 가지가 있었다. 그 중에 첫 번째는 안도현 시인의 시 중에 너에게 묻는다는 시였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 시가 떠올랐던 이유는 이 책의 작가분이 정말 뜨거운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20원짜리 일간스포츠를 사기 위해서 왕복 60원짜리 버스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나, 영화를 실컷 보기 위해서 영화관에 일자리를 구한 모습이나, 몰래 에로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선생님께 제대로 걸린 모습이나, 춤바람에 제대로 걸려 미친 듯이 춤을 추던 그의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한 가지에 폭 빠져 미쳐봤던 시절이 있었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물론 그런 모습들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 가지에 폭 빠지게 되면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현실적인 삶을 사는 것은 힘들 수 있어 한편으로는 남들의 눈에 한심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열정에 빠진 사람들이 또 한편으로는 멋있어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