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 - 겨울에 다시 읽고 본 싱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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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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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겨울에 다시 읽고 본 싱글즈...
1. ‘29세의 크리스마스’가 아닌 ‘싱글즈’인 이유는 무엇인가.
기말 리포트를 준비하면서 시나리오와 영화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DVD 판의 배우와 감독의 코멘터리도 보았다. 그러면서 ‘싱글즈’의 컨셉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컨셉은 제목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예가 많다고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영화와 시나리오는 분명히 ‘29세의 크리스마스’가 아닌 ‘싱글즈’가 제목이어야 함이 마땅하다. 나난과 동미라는 두 여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수헌과 정준도 결코 소홀하지 않게 다뤄진다는 점에서 29세의 여자 이야기가 아닌 서른 즈음의 미혼남녀인, 즉 싱글들의 이야기라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좀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영화에서는 남녀 주인공 모두가 미완(?)의 싱글인 채로 남는데 시나리오 상에는 정준이 가희와 연결되는 것으로 나오는 점이다. 왜 시나리오 상에서 그렇게 연결시켰는지 의문이다. 물론 그럼으로 해서 동미가 나중에 정준과 연결될 수 있다는, 영화가 주는 판탄지적 희망을 배제시키려 했던 의도였는지 모르겠으나, 덕분에 동미의 위풍당당 캐릭터가 좀 더 확실히 살아나긴 하지만 영화상의 재미는, 특히 영화는 비록 이렇게 끝이 났지만 나중에는 각자 제 짝으로 결합할 것이라는, 일반 관객들이 바라마지않는 해피엔딩 욕구에는 부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게 된다. 어쨌든 이 부분이 영화상 생략됨으로 해서 지극히 대중적인 관객인 필자는 안도하였다.)
잔치가 끝나는 서른 살이 되면 이제 더 이상 젊지도 않고 앞으로는 쭈욱 늙는 일만 남은 것 같고 그래서 무지하게 불안하게 느껴지는 29세의 연말, 크리스마스는 행복한 축제의 시간이긴 하지만 닥쳐올 새해를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주인공들의 심리가 원작의 제목에서 폴폴 풍기고 있는 거라면 ‘싱글즈’는 그 앞에 ‘화려한’이라는 수식어가 얼마든지 붙을 수 있는, 그래서 유쾌하고 기분 좋게 숫자에 불과한 나이는 잊고, 처지도 잊고 살아가는 당당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그리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DVD 스페셜 피처를 보면서 더욱 그런 확신이 들었는데, 네 남녀배우를 비슷한 비중으로 담아내고, 그 각각에게 나름의 캐릭터를 부여하고, 설명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준역의 이범수를 우정출연이라고 명시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던 것을 보완하려는 배려였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다시 생각해 본 컨셉은 동갑내기 두 여성을 중심으로 결혼을 권하는 우리 사회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당당하게 그려내며, 분위기에 편승하고 그래야만 한다는 남들의 가치관에 떠밀려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그리하여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권하는 것이었으며, 고통스럽고 힘든 현실이지만 영화가 줄 수 있는 판타지를 보면서 희망을 꿈꿔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작품이었다는 느낌이다. (이 부분은 중간 리포트에서 논한 컨셉 - 적당한 판타지와 유머로 포장한 현실 -과 유사해보이나 그 중심이 180도 역전된 것으로, 현실에 발을 딛고 섰으나 그럼에도 꿈을 꾸고 있는 화려한 싱글들의 판타지가 좀 더 영화와 시나리오에 가까이 닿아있는 듯 하다.
2. 성장하는 나나의 캐릭터 분석
나난과 동미, 수헌과 정준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키워드를 나열하면 중간 리포트와 동일하다. 물론 거기에서 좀 더 크게 비중을 두는 부분과 미약하게 지나가는 부분이 나뉘기는 하지만 대체로 그러한 특징을 갖고 있음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영화와 시나리오를 살펴보면서 이 작품이 주인공 캐릭터 나난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동미와 수헌, 정준은 초반부터 끝까지 본인의 캐릭터가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에 나난은 조금씩 생각이 자라고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성장기 형태를 띤다. 그리하여 이 보고서에서는 나난이 변모해가는 과정을 짚어가는 것으로 캐릭터 분석을 대신하고자 한다.
나난은 지극히 평범한 가치관을 가졌으며 부유하지도 성급하지도 않다.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앞뒤 안 가리고 하지도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녀의 핵심성격은 무엇인가? 솔직히 무수히 많은 파편으로 된 특징과 가치관들이 나난을 완성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 전개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그녀를 이해하는 실마리다 싶은 핵심성격을 발견하는 것이 무지 어려웠다.
평범... 이라는 것이 핵심성격일 수 있을까? 아주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졌으며, 적당히 예쁜 외모와 적당히 귀엽고 적당히 욕심도 있는 평범한 그녀... 대단한 재주가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못나지도 않았다. 자기 스스로의 평가 보다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수헌이 다가왔을 때 그 남자에 대한 느낌보다는 아직도 자신이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쁜 여자다. 그런 그녀가 타인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어쩌면 이 극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겠다. 여기서 다시 핵심성격으로 돌아가 보면 나난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며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것이 변화해가면서 극도 전개되어 간다. 이러한 표현이 핵심성격에 어울리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 과정은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나난은 일과 사랑에 성공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마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해 패션 브랜드 책임 디자이너도 되었고 카이스트와도 사귀게 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현실은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느낄 수 있는 본질적인 내면의 행복과는 무관하게 만족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모닝콜을 해야만 겨우 일어날 수 있고 원형탈모 때문에 괴롭긴 하지만 버티듯 힘든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다. 물론 동미와의 수다로 푸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보다 중요한 활력소가 되긴 하지만. 그런데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다. 그녀는 그것이 한스럽다.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었던 그녀를 비참하게 만든 것은 오로지 배신한 지훈과 책임을 전가시킨 천부장일 뿐이다. 어쩌면 그러한 나난이기에 이러한 사건이 없었다면 누가 봐도 무난하다 싶은, 나름대로 그럴듯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냥 그것이 행복이라 여겼을 수도 있다. 먼 훗날 텅 빈 가슴과 허무함만 남았을지언정. ---기
어쨌든 그런 그녀에게 외부로부터 장애물이 나타났다. 발령과 이별 통보. 부유했거나 자신의 능력(여성성까지 포함)이 탁월하다고 믿었다면 사표를 던지고 또 다른 일을 찾았을 것이나 나난은 그러지 못했고, 떠밀리듯이 레스토랑 매니저를 맡게 되고 지훈과도 질질 끄는 비참한 이별을 한다. 나름대로 다른 일을 찾아보려 노력은 하지만 그조차도 과감하지는 않다.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해 좌충우돌하고, 전 애인과의 젖떼기도 힘들기만 한 과도기의 그녀를 잡아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친구들이고 새로운 남자이고 자신을 격려해주는 또 다른 상사, 점장이다. 이는 여전히 나난이 의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