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데미안
분야
hwp육년 전쯤에 데미안을 읽다가 도중에 그만둔 기억이 있었다.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데미안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마다 괴상하고 두려운 느낌을 가졌었다. 게다가 데미안은 ‘악령에 붙잡힌 것’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 이라고 하니 내 느낌이 맞았던 것 같다.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다시 만났다.
소설 데미안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두 개의 세계를 가졌던 유년 시절에서부터 시작한다. 싱클레어는 밝고 깨끗하며 질서가 있고 용서와 사랑이 있는 부모의 세계에 살고 있었지만 반대로 어둡고 바르지 못한 세계도 경험하며 산다. 그러다 싱클레어는 이웃의 소년들과 놀며 자신이 사과를 훔쳤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 거짓말로 인해 뜻하지 않게 싱클레어는 프란츠 클로머라는 나쁜 소년에게 목덜미가 잡혀 돈을 훔쳐 바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싱클레어는 두려움과 죄책감에 얽매어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지만 부모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고통가운데 살아가게 된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이라는 소년과 만남을 갖는다. 그는 성서를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아벨은 겁쟁이며, 카인은 고귀한 사람이고 용기 있으며 카인의 표시는 하나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십자가의 위의 두 죄인에 대해서는 회개하지 아니하였던 죄인에 대해서 회개한 죄인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그는 선하고 고귀하며 선한 신뿐만 아니라 악마에게 까지도 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데미안은 남다른 소년이었다. 아주 특이했고 개성이 강했으며 눈에 띄었다. 그는 클로머에게 묶여있던 싱클레어의 상황을 알아채고 그를 자유케 해주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헤어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타락해 갔다. 다시 한 번 어두운 세계에, 악마에 속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어떤 젊은 여자를 보고 베아트리체라고 이름 붙여 이상으로 삼는다. 베아트리체를 통해 그는 다시 밝은 세계를 세우려고 노력한다. 그 밝은 세계는 보호 속으로 도피해 가는 것이 아닌 그 자신에 의한 밝은 세계인 것이다.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의 얼굴이 데미안의 얼굴이며 자기 자신, 자신의 운명의 일부라고 느낀다. 또한 데미안에 대한 그리움이 강렬해진 그는 꿈에서 본 알을 뚫고 나오는 새를 그려 데미안에게 보낸다. 데미안에게서 온 답장에는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라고 써져있었다. 그 이후 싱클레어는 아프락사스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한다.
싱클레어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를 만나 스승과 제자로 아프락사스에 대해서 배운다. 아프락사스는 신이면서도 동시에 악마이고,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모두 자기 속에 가지고 있다. 싱클레어는 아프락시스를 야곱의 씨름처럼 꿈에서 체험한다.
하지만 싱클레어와 피스토리우스의 관계는 무너졌다. 피스토리우스는 과거를 향한 탐구자였으며 낭만주의자였다. 그가 싱클레어를 인도했지만 이제는 스승인 그를 초월하여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싱클레어는 누구에게나 진정한 천직은 다만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 것 한 가지뿐이며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깊은 고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깨달음 속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싱클레어는 우연히 데미안과 만나게 되어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소개받게 된다. 그녀는 바로 그의 ‘그 여자’였다. 그녀는 그의 생각 이상으로 아름답고 놀라운 여자였다. 그녀를 만난 이후 그는 그 집을 드나들며 공동체 모임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그는 행복을 느낀다. 그 집은 현실과는 영역이 다른 곳이었다. 오랫동안 고독하게 지내온 그는 에바 부인에 대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랑을 깊이 느낀다.
싱클레어, 데미안, 에바 부인 모두가 심상치 않은 일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바로 전쟁이 발발했다.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싱클레어는 전쟁터에서 큰 부상을 당하고 강하게 끌어당기는 힘을 느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는 부상당한 데미안의 옆에 누워있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속에 데미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에바 부인의 키스를 전해준다. 싱클레어는 곧 잠이 들고 눈을 뜨자 옆에는 낯선 사람이 누워있었다. 이후로 그는 자신의 어두운 거울 속에 운명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것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검은 거울 위에 자신의 모습, 친구이며 길잡이였던 데미안을 닮은 싱클레어 자신의 모습을 본다.
책을 읽으며 유년시절의 싱클레어의 두 개의 세계가 무척이나 공감되었다. 두 세계는 서로 경계를 접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서로 가까이에 동거하고 있다. 나 또한 밝고 사랑가득하며 엄격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종종 옳지 못한 장소에 가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서 해방감, 즐거움을 느끼고 동시에 죄책감과 자괴감을 느낀다. 그리고는 곧 다시 바른 행동을 하고 반복하는 생활을 한다. 하지만 누구나 크고 작게 깊고 얕게 그렇게 삶을 살아가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