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일본인 학자가 본 제주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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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후감] 일본인 학자가 본 제주인의 삶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일본인 학자가 본 제주인의 삶’을 읽고
내가 처음 책의 ‘한국어판 출간에 즈음하여’을 읽었을 때, 무언가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마 작가가 2013년이 제주도 행원리에 매년 왕래한 지 19년째가 되는 해라면서 마을 삼촌들을 자신의 스승이라고 칭하며 제주도에서의 연구와 조사를 도와주신 ‘가족’분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느낀 게 아닐까 싶다. 가족의 사진을 넣은 것이나, 어머니 학교의 한 스태프가 지은 노래 가사를 소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19세기 말 이후의 제주도 행원리 사람들의 생활실천을 통해 일상생활의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찰한 것으로 제주도에서의 도일 과정과 최대 정착지인 오사카에서의 사람들의 생활 그리고 마을에서의 사람들의 생활지를 기술한 것이다. 작가가 얘기한 것처럼 이 책의 목적은 제주의 마을들이 20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하였고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를 고찰하는 것에 있다. 한 마을의 경험을 통해 제주도에서의 근대화의 의미는 무엇이고, 제주 사람들이 시대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근대화 속에서 어떠한 창의성과 노력을 발휘하면서 그들 나름의 능동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아갔는지 생각하여 보는 것이다.
이 책은 논문이여서 그런지 책 내용 중간 중간에 그림과 표·그래프 등을 활용해서 이해를 잘 시켜주면서 실제성이 잘 닿도록 자료들을 잘 활용하였다. 그 중 인상 깊은 점은 중간 중간 인터뷰한 내용이나 사례들을 넣어 실제적인 느낌을 더 주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3장. 제주도에서 일본으로’을 볼 때, 오사카에서 남편의 고향인 행원리로 온 O씨는 오사카에서 오래 살아 농사에 대한 경험도 없었고 마을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처음인데 그녀는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오사카에 돌아가려고도 생각했다”고 했다. 라고 적은 부분이 있었고 이것 외에도 사람들의 사례나 말을 인용하여서 설명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것 덕분에 사람들의 상황이 실제감있게 다가 왔고 논문치고 그나마 딱딱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내가 주말마다 일하는 곳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팀을 바꿔가면서 우리들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육지’사람들이 내려오곤 하는데, 그중에 어떤 한 분이 내가 일하는데 옆에서 와서 제주도 여자들이 일을 잘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일을 참 잘한다면서 칭찬해주고 가신 적이 있다. 그 날 이후로 그러고 보니 제주도 여자들이 일을 잘한다든지 생활력이나 고집이 세다든지 하는 말을 주위에서 흔히 들어 본 적이 있는데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생각하여 본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때 옛날 제주도는 바다 관련되어서 생활수입을 버는 것이 많은데, 남자들이 어부 일을 하여서 집안에 많이 있지 못하고 또 어부 일을 하던 남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혼자 남은 여자들이 생활력이나 고집이 세지고 일을 열심히 하였다고 생각하였다. 또 그런 얘기를 주위 어른들한테서 흘려들은 것 같기도 하였다. 여기에도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기서는 80년대 봄에 농협으로부터 마늘 값을 받고 가을에는 바다에서 돈을 벌고 겨울에는 감귤과 밭일을 통해 수입이 들어오면서 생활수입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밭일로 돈을 벌 수 있었던 인부는 여자였다고 한다. 밭에 나와서 일하는 여자들이 화제가 되어 ‘제주도 여자들은 일을 잘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K씨한테 말했더니 그는 ‘그렇게 쭈구리고 앉아 하는 일은 남자의 신체가 뻣뻣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대답했다. 나는 이 부분을 읽고 그런 관점에서도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걸 일본인 사람이 쓴 책을 통해서 알아다는 점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하였다.
하긴 그 시대의 제주도에 관해서는 외국인이지만 작가가 나보다 잘 알고 그들과의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가 없다. 이 책에서는 이 외에도 많은 제주인들의 일상을 다루었다. 바다에서 하는 일, 농사일 등으로 분류해서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일상적인 일과 관혼상제 의식을 치루는 등의 특별한 일까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제주의 부분까지 알게 된 것 같았다. 일본인이 쓴 책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숨겨진 면을 보고 알고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이 일본인 학자가 타지에서 1994년부터 1년 간 1997년부터 1년 간 총 2년을 타지에서 힘들게 생활하면서 제주도의 예전 모습과 생활양식을 잘 보여주는 자료를 남겨주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이 책은 지금도 의미가 충분히 있지만, 시간이 흐를 때마다 미래가 되었을 때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타자의 시선에서 본 19세기말 이후의 제주도의 모습이 굉장히 자세하게 사진, 표·그래프, 인터뷰 인용들을 통해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에 ‘마르텡 게르의 귀향’과 ‘조선시대 해양유민의 사회사’를 읽고 미시사의 중요성과 거대한 역사만 볼 것이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는 것에 대한 가치를 깨달았는데 이 책도 그러한 관점에서 더욱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큰 역사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작지만 다수의 역사에도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