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문 휴가와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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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와 생존
휴가가 몰린 올 여름 8월에 재미있는 리서치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휴가를 가장 잘 챙기는 국가는 프랑스로, 89%의 근로자들이 "휴가를 모두 쓴다."고 응답했다. 아르헨티나가 80%로 뒤를 이었고, 헝가리, 영국과 스페인, 독일, 벨기에와 터키도 70%를 넘었다. 중국은 65%로 15위, 미국은 57%로 20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33%로 꼴찌를 차지해 휴가 사용에 가장 눈치를 보는 국가로 꼽혔다. 대체로 유럽(74%)이 북미(57%)나 아시아ㆍ태평양권(58%)에 비해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세계가 강대국이라 인정하는 일본과 미국, 신흥강대국으로 떠오르는 중국과, 한국은 휴가를 잘 챙기지 않는 나라로 조사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는 지구촌 공동체라는 유기적인 집단의식을 심고자 하지만 그 내면엔 각자 자본과 신경제주의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끝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그리하여 성적표가 뉴스에서 시시각각 생중계 되는데 미국과 중국은 현재 치열한 1,2등을 다투고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일본과 한국이 열심히 쫓아가는 중이다.
부유한 나라 > 강대국 > 잘 사는 나라의 이미지가 있다. 잘 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된 노동시간에 시달리지 않고 적당한 노동시간을 가지며, 다달이 받는 월급이 풍족하여 여유롭게 취미나 여가시간을 즐기며,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휴가 시간도 많고,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으니 사회적 갈등도 그리 크지 않고, 나라 안팎으로 두루두루 안정적인 그런 삶을 잘 산다고 대략적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서치에 보고된 휴가를 잘 못 쓰는 나라의 최하위 순위를 다시 한 번 보면 우리가 흔히 잘산다고 말하는 중국, 미국, 한국, 일본이 집계되었다. 이들 나라는 지구상에서 표면적으로 GDP가 꽤 높은 편이다. 부유한 나라인 것이다. 그들을 보며 우리는 잘 산다고 생각 하겠지만 이는 경제적인 논리일 뿐이다. 우리가 부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여유가 정작 이들 나라에는 없다.
휴가를 잘 쓰는 나라는 대부분 유럽과 북미지역이다. 프랑스나 영국, 스페인은 선진국이기 때문에 휴가가 많고 사람들이 휴가를 쓰는 것에 이미 익숙하여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반박할 수 있다. 여기에는 또 경제적인 편견이 들어가 있다. 선진국이란 이유로 휴가를 얻고 쓰는 것에 익숙하다면 미국과 일본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GDP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르헨티나와 터키 또한 높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들은 게으르고 휴가가 많기 때문에 잘 못 산다라고 말한다면 상위권에 속하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을 또한 어떻게 반박할 것인가. 결국 휴가를 얻고 쓰는 문제는 돈과 나라 경쟁력에 묶여있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휴가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휴가는 노동에 지친 이들이 몸과 정신에게 다시 활력을 주고자 쉬는 것을 말한다. 고대, 중세에는 영리를 취하는 산업단체들이 없었고, 자급자족에 의한 노동활동을 주로 했었기 때문에 그들에겐 휴가를 따로 낼 필요도 없었고, 휴가를 줄 누군가도 없었다. 노예계층은 노동을 위한 일꾼으로 쓰였기 때문에 그들이 휴가를 스스로 챙길 수 있는 권리나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산업화가 들어서면서 근대사회가 형성되자 휴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작은 미비하였지만 지금의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휴가는 보장되어야 하는 복지제도이자 노동자로서 스스로 챙겨야 하는 권리가 되었다. 육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지쳐만 간다. 육체와 정신은 휴식을 원한다. 그리고 우리에겐 휴가라는 권리가 쥐어져 있다. 하지만 주어진 휴가를 모두 마음대로 쓰는 것은 회사에서 퇴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왜 이런 불안에 시달리는 걸까?
현재 세계의 고용시장은 불안하다. 정년퇴임이 연장되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며, 청년실업 또한 늘어난다. 하지만 이는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용시장의 불안은 생존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린 이 생존의 불안 속에 과도한 욕망이 내제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대극빈국가가 아닌 이상은 굶어죽는 일이 흔하진 않다. 굶어죽지 않으려고 일한다며 우스갯소리로 하지만 이 말엔 정말 굶어죽을 까봐 일한다는 의미는 보이지 않는다.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먹고, 좋은 옷을 입으며 좋은 집에서 살기 위해 고용시장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의 생존 전쟁이 아닌 각자가 쌓아온 욕망의 목표들 때문이다. 하여 이런 목표들과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강대국에서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이 치열하게 일한다. 또한 안정적인 삶의 대열에 끼기 위해 많은 이들이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퇴직과 해고라는 불안을 숨기며 그들은 번듯하게 보이는 네임카드를 상대방에게 돌린다. 그리고 휴가를 받으면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혹은 과도한 업무가 넘쳐 시간이 없다는 아이러니를 품으며 휴가를 반납하거나 주어진 시간을 다 쓰지 못한다. 자신의 권리임에도 스스로가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관적인 포기 안엔 ‘눈치’라는 것이 들어가 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의식. 남들 눈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휴가도 반납하는 열정적인 직장인, 휴가를 다 쓰면 게으른 인간, 회사에 열정이 없는 인간으로 보인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만들고 상대방에게 주입시키는 불안의 환영인 것이다.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지쳐 스트레스로 인해 큰 병을 얻었다 치자. 눈치는 상대방의 눈을 계속 의식하여 아프면서 아프다고 말 할 수 없게 만든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고질적인 병을 갔고 있으면서 병가를 제때 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불안과 눈치. 이것이 휴가를 제때 쓰지 못하는 사람들의 변명이다. 다른 나라에는 우리나라가 잘 산다는 이미지가 선명해 질수록 노동시장에 뛰어든 현대인들의 육체와 정신은 더욱 지쳐만 간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란 뜻이다.
육체와 정신을 넉넉히 쉬지 못하게 하면 우리의 육체는 이제 스스로 파업을 선언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나, 부주의와 손잡고 병에 걸리거나 사고가 난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노동에 집중한 현대인들은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없어 관계 또한 소원해진다. 가족과의 갈등, 해체 등의 양상을 보이고, 갑작스럽게 일을 관두거나 퇴직한 사람들은 처음 일없이 쉬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한다.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어서 며칠간 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만 이도 곧 지겨워져 무엇을 할지 모르고 결국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휴가는 단순히 일을 멈추고 쉬는 의미가 아니다. 그 동안 지친 육체와 정신에게 재생과 활력을 주고, 내가 왜 노동을 하는 지에 대한 생각과 목적을 다시 정리하고 다질 수 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과 나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자아애(自我愛) 또한 키울 수 있는 것이 휴가에서 얻는 것이다. 또한 일을 하는 요령만큼 휴가에서 주어진 시간을 사용할 줄 아는 방법, 즉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을 계획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는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노동에 시달리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느새 정신 차리고 보면 퇴근시간이 다 되어 있다. 하루, 365일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리고 나이를 먹게 된다. 우리는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순 없지만 그 시간을 의식해야 한다. 지쳐서 의식 없이 놓쳐버리게 되면 남는 것은 지친 육신과 외로운 자신뿐이다. 우리는 시간을 의식하여 자신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휴식을 즐기기 위해선 집을 벗어나 여행을 간다거나, 취미 활동에 전념하기도 하고, 전원으로 가 도시에서 얻지 못했던 자연을 만끽하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휴식을 취하는 것은 크거나 작은 계획들이 있다. 하지만 이를 계획 없이 한다면 처음엔 신날 수 있겠지만 휴가를 마무리 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기 십상이다. 휴가 때 세웠던 계획을 실행하고 끝을 내야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했을 때 정상적으로 다시 근무할 수 있다.
우리는 간단한 리서치를 통해 강대국이나 부유한 나라가 결코 삶에서 여유로운 나라가 아니고 많은 이들이 지쳐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휴가는 중요하다. 단순히 육체를 쉰다는 의미도 있지만 나와 내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여유를 가지게 되면 노동을 조금 더 즐겁고 활기차게 즐길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휴가를 모두 쓴다고 해서 회사가 하루아침에 망한다거나 나라가 파산하여 극빈 국으로 전락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리서치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노동과 휴가는 비례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권리자 혜택이고 의무임을 현대인들은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 사회와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불안으로 제때 쉬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본임만큼 본인을 챙겨주지 않는다. 자신이 그 권리를 받았다면 활용할 줄 아는 것 또한 현대인의 살아가는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