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비평 제인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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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초등학교, 중학교 때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 소설 제인 에어. 고전문학이라 말자체가 좀 딱딱하고 어렵게 쓰여 져서 잘 읽히지 않아 중간에 포기했었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나중에 읽어 보았다. 영화를 먼저 보니까 소설을 읽을 때에 더욱 쉽게 이해되고 감동도 더하였다. 2011년에 개봉한 는 의 캐리후쿠나가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가정교사 제인 에어와 어두운 비밀이 있는 고용주 로체스터와의 사랑이야기이다.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라 불린다는 제인 에어는 드라마 또는 영화로 22번이나 리메이크 된 희대의 명작이다. 마니아들은 어느 버전이 가장 소설을 잘 재현시켜 놨는지, 어느 배우가 소설 속 이미지와 닮았는지를 주목한다. 캐리 후쿠나가의 제인 에어는 매력적이고 섬세한 디테일로 19세기의 감수성을 아주 잘 표현해 냈다. 그러나 소설의 감동을 영상으로 100% 담아내기는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뿐더러 원작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이 안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원작의 작품성을 모자람 없이 잘 담아내고 있으며, 심지어는 원작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제인 에어를 발견할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의 미학
영화 는 ‘제인 에어’라는 여주인공의 삶과 사랑을 담고 있다. 그녀는 봉건적이고 보수적이었던 19세기 영국 사회에서 가난하고 불우하게 태어나 자신을 미워하는 외숙모로 인해 엄격한 학교생활을 하게 되지만 꿋꿋이 견뎌낸다. 그 이후 가정교사로 들어간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게 되어 결혼을 약속한다. 결혼식 날,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아내 버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저택을 뒤로 한 채 떠난다. 미쳐버린 아내 버사는 저택에 불을 지르고 로체스터는 두 눈이 멀게 된다. 로체스터를 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인은 손필드로 돌아가 로체스터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소설 속 이야기를 재배치하여 제인 에어의 유년시절과 손필드 저택에서의 생활,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회상과 액자 식 구성으로 전개해 나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상당히 빠른 전개로 주요사건만 집중해서 보여주는데, 절묘한 흐름 전개로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첫 장면 선택은 탁월하다. 영화는 로체스터의 비밀을 알게 되어 손필드 저택을 떠나 방황하는 제인 에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극적인 장면을 의도적으로 먼저 배치하고 회상으로 넘어가는 것은 제인 에어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면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그녀의 삶 역시 극적으로 꾸며지는 효과를 주고 있다.
영화는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훼손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축약이 보인다. 책이 제인 에어라는 여성의 일생을 차근차근 말하고 있다면 여기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요소는 로체스터와의 멜로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애는 차분하면서도 간결하다. 어떻게 보면 초스피드 연애로 보인다. 제인 에어가 로체스터와 사랑의 교감을 이뤘다고 할 만한 게 뭐가 있을까? 벽난로 앞에서 로체스터와 제인이 공격적이고 명령조로 이야기 했던 것? 화재를 같이 끈 것? 로체스터의 방에 난 불을 끄고 난 후 갑자기 입술이 닿을락 말락한 에로틱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다소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원작의 축약적인 대사가 전부이다. 영화 속 로체스터는 나쁜 남자에다가 엄청난 밀당의 귀재처럼 보이게 한다. 원작 정도의 제인과 로체스터의 깊은 사랑을 원했던 관객들에게는 심심하고 아쉬웠을 부분이다. 또한 소설 속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어 졌던 인물 세인트 존을 포함한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은 한참 부족하다. 과도한 생략으로 축약형 영화라는 평을 받을 만큼 이야기적인 면에서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그렇지만 영화는 2시간이라는 시간의 한계성이 있다. 영화는 로체스터와의 사랑을 세부적으로 표현하고 모든 등장인물들을 다루기에는 턱 없이 적은시간이었음을 이해 할 수 있다. 여기에 후쿠나가 감독은 과감한 생략과 집중을 사용한 것이다. 어린 시절 역시 기숙학교 선생님이 회초리로 제인 에어의 친구의 뒷목을 때리는 장면을 중간에 삽입시켜서 제인이 얼마나 고됐는지를 간결하면서도 날카롭게 보여준다. 후쿠나가는 이렇게 길고 긴 어린 시절을 효율적으로 간추린다.
변화된 캐릭터, 미아와시코우스카의 제인에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