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스캔들 감상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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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이 책은 판타지와 추리, 순수문학이 결합되어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은 가족과 친구, 이성과의 관계, 자신의 진로 등에 대해서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해가며 점차 독립된 인격체로 성숙해가는 과정에 있는 10대 후반의 연령대를 가리킨다. 따라서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들을 주된 독자로 하여 청소년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문학이다. 청소년들에게 있어 청소년 문학은 딱딱하고, 밝고 바른 부분만 강요하는 교과서가 아닌, 자신과 자신의 친구들이 실제로 겪고 있고, 겪을 법한 이야기로 어둡고 힘든 이면까지 보여주며 청소년이 처해있는 현실을 인정하게 하여 삶의 교재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들에게 문학 안에서 자아정체성을 확인하게 하고, 앞으로의 삶의 태도와 미래 방향을 제시해 준다. 또, 현실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시야를 키워주고, 생각해볼 수 있게 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바람직한 한 사회구성원으로써 성장하게 도와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소년 시기에 적합한 정서와 관심사, 체험 등을 다루어 그 속에서 청소년 자신만의 가치관을 성립할 수 있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보이 스캔들은 청소년들이‘유리’에게 자신을 투영시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유리가 친구들이 보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유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전교에서 손꼽히는 우등생이었던 유리가 성적에 따라 나눈 학교제도 속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장미반에서 가장 하위인 들꽃반으로 떨어지게 되었던 것에 대한 좌절감, 완벽해보였던 엄마가 사학비리의 주범자라는 사실에 대한 충격, 엄마와 아빠의 관계 등 여러 문제적 사건들이 있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그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유리를 감싸 안아주지 못한 사회적 시스템에 있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유리에게 모욕을 당했었던 경호는“책임은 우리 모두가 지는 거야. 우린 공범이니까.”라고 말한다. 사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유리가 정확히 무슨 이유로 목숨을 끊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읽고 있었는데, 마지막 경호의 대사를 읽고서야 유리의 죽음이 사실 유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리가 죽은 후 학교에는 갑자기 유리의 글씨체로 보이는 49장의 행운의 편지가 돌기 시작하고, 유리의 사진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유리가 쓰던 판타지 소설이 이어서 계속 써지기까지 하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유리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점차 두려움에 떨게 되고, 담당 선생님은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내기 위해 용의자를 추적한다.
유리가 쓴 소설에 등장하는 계급주의는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등급을 매겨 평가하는 제도를 풍자한다. 유리의 눈에 비친 학생주임 선생님과 영어선생님은 그저 자신의 일을 생계수단으로, 아이들을 자신이 맡은 귀찮은 골치 덩어리 업무로 보는 차갑고 냉정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유리는 자신의 소설 속에서 지옥 같은 고등학교를 노맨스 힐로, 학생들을 오직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과 그렇지 못한 열등생으로 나누는 선생님들을 사제로, 입시를 준비하면서 경쟁지옥 속에 살게 되는 자신들을 힘든 현실과 맞서 싸우는 전사로, 장미반을 아이스랜드로, 들꽃반을 불의 지옥으로 그려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