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성시 영화 감상문
분야
hwp(A City of Sadness)
1. 서 론
처음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다른 이유가 없다. 단지 ‘아시아의고아’를 읽고 쓰기에는 조금 지루 할 것 같았고 ‘색계’ 보고 쓰기에는 너무 관점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쓸 말이 한정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이것은 큰 실수였다. 한번 봐서는 결코 이해 할 수 없는 이 영화를 선택한건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었다. 결국 영화를 보고 배경을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한껏 얻고 나서 다시 영화를 봐서 영화를 이해했고 이 레포트를 쓸 수 있었다. 아직도 이 영화에 대한 확실한 느낌이나 확고한 결론을 얻지는 못했다. 비정성시는 대만 출신의 허우 샤우시엔 감독이 1989년 발표한 이 영화는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았고 조우펀에서 조금 떨어진 징콰스에서 촬영되었다. 51년간의 일본 통치에서 해방된 1945년부터 장개석의 국민당이 타이뻬이에 임시정부를 수립한 1949년까지 4년 동안을 임가네 4형제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감독인 허우 샤우시엔은 이 영화의 배경인 1947년에 태어났다. 감독이 어린시절의 배경 상황을 기억하고 그때의 느낌을 되새기며 이 영화를 찍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적어도 내면 깊이 담겨있을 유년기 성장과정이 그 때의 시간과 공간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게 했을 것이다. 카메라의 호흡이 길고, 사실적인 조명 아래 생략 기법을 써서 등장인물의 심리가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진다.
2. 인물에 대한 고찰
1945년 일본이 패망하고 해방된 대만에서 나이가 많은 임아록(아버지)은 식당을 경영한다.임아록의 가족 구성원은 어머니는 없고 문웅, 문상, 문량, 문청 이렇게 아들 넷이다. 이 시기가 음침하고 우울해서인지 이 가족구성원은 정상적이지 않다. 어머니는 이미 없고, 첫째 아들인 문웅은 죽고, 둘째아들 문상은 행방불명되고, 셋째아들 문량은 불량배로 살다 매국노로 몰려 끌려가 정신이상자가 되고, 넷째아들은 귀머거리로 2.28사건 이 후 정부에 끌려간다. 이 가족은 아주 평범한 당시 대만의 대표적인 가족형태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 가족의 행복을 찾아 볼 수 없다. 영화의 끝 무렵 문청과 그의 아내, 아들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에서도 아이는 엄마 무릎위에 앉아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엄청 불편해하고 칭얼댄다. 또한 문청의 굳어있는 얼굴과 행동에는 두려움과 불안함이 묻어난다. 결국 문청의 생사도 불분명해지고 문청의 아내인 관미와 아이만 남는다. 이러한 인물의 유동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지 일제치하의 어려움을 겪다가 일본이 물러가니 중국본토인으로부터 차별을 받고 결국엔 그 마찰로 인해 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소용돌이 같은 무언가에 빠져들어 죽거나 미치거나 실종되거나 하는 일이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보다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 즉, 고통과 우울함이 일상이 되어 버리는 것을 단순하게 표현 한 것일까? 이 영화는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남기는 영화이다.
3. 사건의 조망
영화의 배경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는 2.28사건에 대해 알아보았다. 1947년 2월 28일 본토인과 대만인의 불협화음이 만들어낸 사건으로 지난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대만을 중국에 반환했고, 이에 따라 장개석의 국민당군은 진의를 대만의 행정대표 겸 경비사령관으로 현지에 파견했다. 당시 일본은 항복선언 이후 대만통치에서 사실상 손을 떼 대만은 행정 및 치안 공백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나온 것이 ‘2ㆍ28사건’이었다. 당시 사건은 정부의 단속반이 밀수담배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이날 수도 대북의 태평정 구역에서 밀수 담배를 팔던 한 대만인 노파가 단속반과의 실랑이 끝에 부상을 입었다. 그 과정에서 한 행인이 누군가의 총에 맞아 숨졌고, 총을 쏜 범인은 인근 파출소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분개한 수천명의 대북 시민들은 다음날 대만 전매청을 포위, 살인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공매국을 파괴했고 이어 소요는 전국으로 번졌다. 당시 사건을 주도한 임헌당 등 대만 지식인들은 그해 3월 2일 ‘2ㆍ28사건’ 처리위원회를 구성, 담배 전매금지와 언론-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촉구했다. 진의는 중국의 국민당군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어 3월 9일 대만 북부 기륭에 진주한 국민당 21사단은 1주일 만에 소요를 진압했다. 2.28사건 처리위의 주요 간부들은 대부분 체포돼 상당수는 처형됐으나, 사망자 수는 아직도 확실치 않다. 이 후 이등휘 총통은 1989년 11월 2.28사건의 연구와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전담기구를 구성하라고 지시함으로써 매듭의 실마리를 풀었다. 1992년 행정원은 사건의 책임 규명은 생략한 채 ‘2.28사건 연구보고’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28사건으로 인한 사망.실종자 수를 1만8000~2만8000명이라고 기록했다. 대만의 2.28사건은 대한민국의 광주민주항쟁과 제주 4.3 운동과 함께 거론되기도 한다.
4. 줄거리
1945년 일본이 패망하고 해방된 타이완에서 임아록은 식당을 경영한다. 그에게는 장사를 하는 문웅, 일본 군의관으로 출정해 행방불명된 문상, 불량배가 된 문량, 귀머거리이며 벙어리인 문청 네 아들이 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선량한 문청은 사진관을 경영한다. 그와 함께 살고 있는 지식인 오관영은 친구들과 함께 부패한 나라를 걱정하며 개혁주의자로 변한다. 문청은 오관영의 누이동생이며 자신을 이해해주는 간호원 관미와 연인이 된다. 한편 문웅과 문량은 상하이에 본거지를 둔 범죄 조직의 밀수에 손을 댄다. 그런데 상해 조직은 문량이 일본에 징용되었던 것을 빌미로 문량과 문웅을 전범으로 당국에 고발하고, 이권을 빼앗는다. 문량은 석방되지만 정신이상자가 된다. 2·28사건이 일어나자 문청은 옥살이를 하게 되고 그의 친구들은 체포되거나 실종된다. 감옥에서 나온 문청은 관영의 반정부 조직에 가담하려고 하지만 관영은 그에게 관미를 부탁한다. 문청은 관미와 결혼한다. 맏형 문웅이 상해 조직과 혈전을 벌이다가 죽고 문청은 집안의 유일한 남자가 된다. 국민당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이 시작되고 문청은 체포되어 생사를 알 수 없게 된다. 문청에게는 관미와 갓 태어난 아기가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