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세계화에 따른 문화의 권력화
목 차
1. 세계화의 양상과 그에 따른 문화 변화
2. 문화적 권력 : 대중 영화를 중심으로
(1) 헐리우드
(2)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중심주의
(3) 문화적 권력자가 되기를 바라는 한국
3. 세계화에 따른 문화 권력화의 함정
4. 결론
1. 세계화의 양상과 그에 따른 문화 변화
‘세계화’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한 말이 아니다. 자본의 세계화뿐만 아니라 문화 역시 세계화되면서, 의식 구조의 변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었다. 더 이상 세계는 근대적인 민족의 개념에 따르지 않는다. 기업 측면에서도 국가와 민족만을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초국적화’ 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탈 초국적화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금융 자본과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문화의 영역까지도 개방화 된다는 것이다. 임혁백, 성경륭, 마동훈 / 집문당 / 2004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세계화의 양상이 서구의 선진국으로부터 그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다른 나라들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경제뿐만 아니라 그에 따라 문화 역시 잠식되어 간다는 것이다. 마치 세계화는 서구화인 양, 서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모델로 삼고 그것만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예를 들어 보자. 출근 전에 잠깐 던킨 도넛에 들러서 커피와 도넛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퇴근 후에는 멋진 애인과 함께 뮤지컬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 뮤지컬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뮤지컬을 관람한 후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면서 비욘세의 음악을 들었다. 케이블 TV 채널을 시청한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역시 섹스 앤 더 시티. 뉴욕의 네 커리어우먼들을 바라보며 그러한 삶을 자신의 인생 모델로 설정한다.
과장된 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사람이 절대 적지 않다. 이것은 세계화를 등에 업고, 문화가 하나의 권력화 된 양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우리의 생활은 우리 경제가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조금씩 잠식되어 가듯 점점 서구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에 대해 의식주 문화, 대중문화 등 눈에 보이는 문화적 산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지어 사람들의 의식 구조에까지 침투해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이제 우리는 세계화 과정에서 문화의 권력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 문제점은 무엇이며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 대중 영화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2. 문화적 권력 : 대중 영화를 중심으로
(1) 헐리우드
헐리우드는 우리가 이러한 주제를 논의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헐리우드 영화는 그 작품성을 따지기 이전에 미국이라는 현대판 거대 제국의 논리를 대변하기 위한 상품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헐리우드 영화, 미국 영화가 모두 그렇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헐리우드 영화 중에서도 일그러진 미국 사회와 헐리우드 자체를 비판하는 영화도 많고, 헐리우드의 반대쪽에 위치한 뉴욕에서는 반헐리우드 세력들이 그들만의 인디 영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논의하고자 하는 부분은 서구 문화 우월주의에 빠진, 또한 미국 정치의 정당성을 설파하려는 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미국 영화의 대부분은 흥행한 헐리우드 영화들이며, 그러한 영화들이 담고 있는 생각이 우리의 의식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 문화적 권력으로 행사하면서 빚는 문제점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미국 정치의 정당성을 문화의 틀을 쓰고 정당화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헐리우드 영화는 미국 사회에 대한 무한한 환상을 심어준다. 이것은 그들의 제적 이익과 관련되기도 한다. 서론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이 미국 서구의 생활 방식을 이상향으로 삼게 되는 것은 각종 대중매체, 특히 헐리우드 영화의 영향이다. 요즈음 들어 전 세계적인 반미 감정이 거세지면서 헐리우드와 미국에 대한 환상이 떨어지자 헐리우드의 총아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의 영화 ‘터미널’을 통해 미국 문화를 다시 색칠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나, 실화라기보다는 감독이 자신의 설파 목적에 맞게 윤색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현실의 무게를 벗어날 수 있도록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나라ㅡ그것도 미국과 정치적으로 부딪힐 일 없는 동유럽국 ‘크라코지아’ㅡ를 설정하고 그 국가의 국민인 ‘나보스키’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나보스키는 뜻하지 않은 고국의 쿠데타로 인해 여권의 기능이 상실되어, 고국으로 갈수도 없고 JFK 공항 밖으로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을 맞는다. 공항에서 노숙하면서 나보스키는 미국 사회의 휴머니즘을 발견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큰 줄거리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 중 하나는 이런 감독의 의도를 철저하게 보여준다. ‘미국의 기본은 휴머니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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