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 - 줄거리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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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엄마의 말뚝
서울로 가기 위해 개풍의 박적골을 떠난다는 농바위 고개에서 석류 속처럼 충혈된 할머니의 눈을 보며 매정한 이별을 강요받는다. 사랑채 마당가에 국화가 만발하고 적벽부를 읊조리는 할아버지의 낭랑한 소리가 들리는 내 어린 삶의 묘판으로부터 나를 억지로 떼내어 엄마가 그토록 대처에로의 출분을 꿈꾸었던 것은 아버지의 급사 때문이었다.
기울어 버린 집안을 일으켜 세울 오빠를 출세시키기 위해, 그리고 나를 공부 많이 해서 마음먹은 건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자를 의미하는 신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에로의 입성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이 셋방살이로 살게된 현저동 상상 꼭대기 상자곽 같은 집에서 본 서울은 엄마의 말과는 달리 더럽고 뒤죽박죽이었다.
기생들 옷 바느질 품팔이를 하여 엄마가 번 그 모독적인 돈이 오빠를 공부할 수 있게 했고, 나의 군 것질을 할 수 있게 했다.
시골의 도움으로 엄마는 인왕산 기슭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다. 비록 문밖이긴 하지만 기어이 서울에도 말뚝을 박은 것이다. 그 말뚝을 근거로 하여 나는 겨울 방학 땐 처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스케이트를 타며 서울티를 낸다.
해방이 되고, 오빠의 효도 덕분에 우리는 드디어 문안의 평지에 집을 장만하게 된다. 입성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웬일인지 엄마는 산기슭의 그 괴불마당집을 잊지 못하였다. 사람에게 가장 깊게 남아있는 근거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절에 밟은 땅에 있다. 엄마의 근거는 박적골이 아니라 현저동 괴불마당이었다는 것을 내가 이해하게 된 것은, 신여성도 비신여성도 못된, 다만 그 말뚝과 함께 박힌 영원한 문밖 의식만을 갖고 있는 다른 집안의 안주인이 되어 있을 때였다.
괴불마당에는 연립주택들이 들어서 있었다. 엄마의 말뚝은 뽑히고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 버린 그곳에서, 나는 엄마의 말뚝이 허영과 위선의 기념비이지만 동시에 불모의 땅에 나의 묘목을 심어준 끈질긴 생명, 생존, 생업의 기념비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86세 노령의 어머니는 낙상 사고를 당한다. 어머니의 나이는 부러진 다리의 노후한 뼈를 접합시키는 대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위험한 노령이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한밤중에 어머니는 마취의 영향 탓인지 헛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