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요약 역사적 존재로서의여셩의삶 이동길
분야
hwp Ⅱ. 사회적 환경
채봉은 남부럽지 않게 자라났으며 양반집 부녀자로서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당시 채봉이 이상적인 여인상으로 부각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양반집이란 당시 사회에서 요구하는 규범을 더 엄격히 요구했으며 그것은 절대적인 규범으로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분에 따른 사회제도는 채봉과 그의 시비, 그리고 사랑하는 장필성과의 대화에서 실감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처럼 고정화된 절대적인 규범도 내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와 함께 신분의 변동 또한 글 속에 드러나는데 양반집 여자가 돈 때문에 기생이 되는 것과 양반인 장필성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천역으로 인식되는 이방을 택하는 것 등에서 알 수 있다. 채봉은 이처럼 변화되고 있는 유동적인 사회적 환경 속에 처해있다.
Ⅲ. 작중인물의 의식과 작자의식
채봉이의 고민과 갈등과 그 자세는 어떠하였는가. 이 문제는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채봉은 교양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자연의 조화와 질서를 생각할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해 인간본성에 대한 조화와 질서를 생각하고 인간의 유한한 존재를 인식하면서도 고민하고 있었다. 채봉의 이러한 의식은 자아의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고정되지 않은 삶 속에서 채봉 자신의 동일성을 있게 해주는 삶에 대한 윤리의식에 근거하고 있다. 채봉의 의식은 역사적 전통에 삶의 방향을 정하고 의지하면서 동시에 기존 사회 속에 누적되어 온 비인간적인 요소와 횡포에 저항대결하며 자신의 인간적 존엄성을 되찾고 있다.
장필성 또한 삶에 대한 자세는 적극적이고 주체적이다. 그는 부당한 방법이 아닌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김진사의 행동을 통하여 돈이 사회생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생활수단의 기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진사에게서 기존 윤리규범에 대한 정당한 인식이나 선의는 생각될 수 없으며 더구나 애정은 생각 밖의 문제이다.
허판서 또한 애정이 온당하게 인식될 리 없으며 기존윤리규범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악용되고 있다.
김양주는 허판서의 중개인으로 이익을 취하는 기생적인 존재이다.
이와 같은 반도덕 사회적인 성격에서 인간본성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나 개체로서의 자아에 대한 주체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씨부인과 추향은 생활질서가 안정된 상태에서는 기존관념에 따라, 생활질서가 불안한 상태에서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타성적인 인물이다. 기존윤리규범에 의지하면서도 현실의 필요에 따라 유동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은 이원적 성격을 지닌 타성적 인물이다.
작자가 애정을 중심으로 하여 흥미있게 전개해 가면서 끊임없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삶의 윤리에 대한 문제이다. 그래서 채봉의 애정문제를 상당히 구체화하고 미화하면서 사회정의와 같은 역사적인 전통으로 채봉의 고난을 해결하고 행복한 결말을 맺게 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주제를 단지 애정문제로 해석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한 미흡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