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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 해리 클리버 교수의 「사빠띠스타」에서는 멕시코 사회의 역사와 구조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 아니고 사빠띠스타의 배경과 그에 따른 특징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멕시코 사회의 구조적 모습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 그러한 투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의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전세계는 신자유주의라는 큰 물결 속에 흐르고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과 신자유주의 정치가들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시장에 의한 세계경제의 통합과 조절이 세계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언하거나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언과 약속에도 불구하고, 세계화과정이 진척될수록 고용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90년대 초반의 경기후퇴에 뒤이어 도래한 회복의 기미는 대다수 나라들에게 구원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있어 “시장의 효율성”과 “기업 경쟁력”강화가 의미하는 것은 대다수를 경제적으로 빈곤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졌다. 부분적으로는 정부 정책의 결과로 인하여, 부분적으로는 기술혁신으로 인하여, 부분적으로는 시장의 불확실한 통제력으로 인하여, 세계 대다수 민중들의 생계수단은 더욱 부족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는 국제경제질서의 통합이 진척될수록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가 점점 경제적으로 통합되어가고 있다는 것보다 점점 자본주의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문제인 것이다. 무역과 투자에 관한 장벽이 낮아지면서, “국가소유”와 “계획”운 사라지고 사기업들이 세계경제의 조직자가 되어갔다. 이에 따라 경쟁과 그것의 효과는 점점 변덕스러운 것이 되었다. 지리적 권역의 설정, 시장의 침투와 규제, 사적소유 등의 측면에 있어, 세계는 보다 철저하게 하나의 체제에 종속되어 왔다.
이러한 변화에 있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은 사빠띠스따의 봉기를 직접적으로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원주민들의 토지경작을 보장해주던 헌법 제27조를 폐지토록 했을 뿐 아니라, 멕시코 노동자들을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빠띠스타 운동이 단순한 파업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멕시코 사회의 전통적인 모습과 앞으로 멕시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리 클리버의 「사빠띠스타」는 한국어판에 부치는 저자 서문에 보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Ⅱ. 사빠띠스타
신자유주의, 치아빠스 봉기 그리고 사이버페이스
해리 클리버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자율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사빠띠스타 행동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였고, 이 「사빠띠스타」는 해리 클리버교수의 정치 논문 모음집이다. 이 책에서 해리 클리버 교수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발효에 때맞추어 1994년 1월 1일 멕시코의 치아빠스 주에서 봉기한 사빠띠스타 투쟁의 성격과 의미, 그리고 그것의 영향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원주민 게릴라들’이라고만 알려져 있는 사빠띠스타들이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지배하에서 자신들의 공동체적 삶의 양식과 세계관을 어떻게 지키고 또 발전시켜 나가는지, 또 그들이 자신들의 투쟁을 전 세계에 유통시키기 위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스페이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투쟁은 이른바 ‘신세계 질서’와 ‘신자유주의’를 전복하는 21세기형 혁명의 한 모델로 해리 클리버 교수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도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할 것을 요구하는 초국적 금융자본체인 국제통화기금(IMF),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멕시코 자국내 제도혁명당(PRI: Parrtido Revolucionario Institucional)I의 신자유주의에 맞서 그들이 왜 총을 들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그 지구촌의 변방에서 사이버전(cyberwar) 혹은 "말과 이미지의 정보전"을 펼칠 수 있었는가 등의 문제를 상세히 살피고 있다.
왜 우리가 사빠띠스타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해리 클리버 교수는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 사빠띠스타 운동의 배경과 전개과정을 알아보고 그에 따른 의의를 평가하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