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시가 본질적으로 근원에 대한 지향을 내포하는 것이라면, 김현승의 시에서 자아가 동일성을 형성하기 위한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서정적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김현승의 시를 이해하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김현승의 시에서는 그 자리에 기독교적인 '신'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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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독일 관념론과 자연주의 철학의 영향이 엿보이는 철학적 형이상학적 통찰, 슬라브 학파 사상의 예술적인 전개 등을 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들의 활동 시기가 러시아에 전파되는 니체,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것과도 일치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한다.
시인 릴케의 내면세계
시대와 사회를 혁신하겠다는 열정과 꿈을 가진 청년 릴케가 점점 사회와 단절하고 인간의 영혼, 내면세계에 천착하는 소위 예술적 은둔생활로 들어간 것은 릴케의 인식론적 발전과정을 추적해 볼 때 필연적 귀결이다. 19세기말 서구 기독교적 세계상의 붕괴로 대두된 기존 가치
이전까지의 작품들이 한결같이 기도와 호소의 율조를 띠고 있음을 이해하긴 어렵지 않다. 시집 <옹호자의 노래>로 대표되는 두 번째 단계의 특징은 자기가 딛고 있는 기독교적 신앙의 바탕위에서 자연, 계절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신에게 기도하는 시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인인 지나이다 기삐우스는 음산한 우수와 불안한 미래를 시의 주제로 삼고 있으며, 시에 표현된 그녀의 서정적 자아는 ‘죽은 혼’을 가진 인간이었다. 자연히 대부분의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정조는 세계에 대한 페시미즘적인 인식, 인간 존재 가치의 부정 등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이것은 바로 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