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작가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다. 책꽂이에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꽂아 놓고 어떻게 소설의 죽음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작품은 5대에 걸친 부엔디아 가문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절망을 다룬 것으로, 중남미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에 대한
마지막에는 돼지꼬리가 달린 아우렐리아노가 태어나 개미떼에게 끌려감으로써 부엔디아 집안의 고독의 역사가 끝나게 되는 등,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인 에피소드들이 현실적인 요소들과 혼연히 뒤섞였으되, 조금도 흠나고 어색한 데가 없이 날과 씨를 이루어 한 필의 아름다운 비단으로 짜여져 있다.
고독』은 그 내용의 핵심에 있어 이성 비판과 해체적 성향을 잘 보여줌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는 지배권력의 역사 해석에 의해서 감추어지고 소외된 것들이 소설 전면에 부상하고 (예로서 『백년 동안의 고독』은 여성 주인공들에 의해서 이끌어지는 소설이다),
전신국으로 발령을 받아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외할아버지 집에 맡기고 이사를 간다. 이 기간 동안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마콘도란 상상적 마을로 형상화될 아라카타카와 풍성하고 신비스런 외할아버지의 집을 통해 『백년 동안의 고독』에 등장하는 부엔디아 가계를 소설화하는 소재를 발견한다.
소설뿐만 아니라 여러 작품에서 사용한 밀도있고 복잡한 문체는 마르케스 자신이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말했듯이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와 함께 문학비평서 〈라틴아메리카 문학〉(1968)을 썼다. 〈백년 동안의 고독〉에 나오는 한 에피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