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학적 논의에 의하면 언어의 의미는 맥락에 따라 상대적인 가변성을 갖
게 되며 맥락 안에서 결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즉 언어의 의미는 고정적
이거나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주체들의 맥락 속에서 의미
를 드러내며 맥락이 제거된 상태에서의 의미 결정은 불확실한 것
I. 만남에 앞서
그럴 리 없겠지만, 혹자가 내게 사전 편찬을 의뢰한다면 나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에 ‘참혹한 고통 가운데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상태’라는 본래 뜻과 더불어 ‘한국전쟁 참고’라는 구절을 덧붙일 것이다. 비견할 수 없이 우월한 군사력과 막강한 무기를
수난이대」(1957)에서 아들 진수는 아버지 앞에 나타났지만 다리를 잃어버린 불구자의 모습이다. 태평양전쟁으로 팔을 잃은 아버지 만도와 6.25 전쟁으로 인해 다리를 잃어버린 진수의 모습은 두 부자(父子)의 이대(二代)에 걸친 비극적인 수난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단지 개인적인 수난의 모습이
하근찬 <수난이대 1957>
하근찬의 <수난이대> 등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모두 전쟁의 상황에서 신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깊은 손상과 재화 재앙(災殃)과 화난(禍難)을 아울러 이르는 말
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근찬의 <수난이대>는 아들의 귀향을 맞이하는 아버지의 심리적인 명암, 성냥불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