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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Ⅰ. 서론
1950년대는 6.25라는 민족 간의 전쟁으로 모든 것이 황폐화된 시대이다. 전쟁은 이 땅에서 인적, 물적 피해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의식에도 커다란 상처를 남겼으며, 연합군 참전으로 파도처럼 밀고 들어온 외래문물은 전통문화와의 갈등을 빚게 된다. . 『1950년대란 무엇인가』. 《현실과 언어》. 평민사. 1987 pp. 172~176
검게 그을린 폐허 속에 새까맣게 말라 죽어버린 현실을 바라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괴로운 일이겠지만 그러한 현실을 대상으로 시를 쓴다는 것은 시인에게는 참으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휴전 이후 어느 정도 전후의 분위기가 형성된 이후의 한국 시문학은 사상적인 것과 현실에 대한 관심이 위축되고 내면세계에 대한 강한 편향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경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게 된다. 하나는 김수영, 박인환, 김경린 등이 중심이 되는 모더니즘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이동주, 박용래, 구자운, 박재삼 등이 중심이 된 전통지향 계열이다. 모더니즘 계열이 관념적이고 실험적인 방법론의 측면에서 ‘변화’에 초점을 두어 시작 활동을 했다면 전통지향 계열의 시인들은 내면의 순수성이 가지는 ‘불변성’에 초점을 두어 시작을 했다고 말 할 수 있다. . 『한국 전후시 연구』. 서울여대 인문과학 연구소. 인문논총 1집 1995.8 pp. 116~117
이중 본문에서 다루고자 하는 박재삼은 흔히 한국의 전통적 정서와 서정성을 형상화한 전통지향 계열의 대표적 시인이라 평가받고 있다. 그는 서정주의를 견지하면서 일관된 작품 세계를 구축했고 모더니즘으로 채색된 당대 시 문단에 전통적 정서를 지켰다. 자신의 가난의 경험에서 출발한 한의 모습을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시적 감상으로 표현하며 전통지향 계열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 한 그였지만 그의 시세계에 대한 연구는 대개 초기 시집에 국한되었거나 아니면 월평 등의 형식으로 짤막하게 다뤄졌을 뿐 시작 전체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연구는 아직 진행 중에 있다. . 『박재삼 시의 전통 서정성 연구』. 돈암어문학회. 성신어문학 제10집, 1998. 2 pp. 59
또한 중,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등장한 것도 7차 교육과정에 들어선 이후부터이며 그러한 이유로 그의 작품은 젊은 대중에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지 못하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그간 박재삼의 작품을 연구한 단편적인 논문들과 월평을 중심으로 그의 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비교적 많은 연구가 진행된 그의 초기 작품을 중심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전통적 정서와 서정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슬픔을 형상화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려한다.
Ⅱ. 본론
1. 박재삼 시에 나타나는 한(恨).
위에서 언급했듯이 1950년대의 시단 풍토는 모더니즘 계열의 실험적인 낯선 시어의 남발과 외래어와 관념어의 남발 등으로 한국적인 색채를 찾아보기 힘든 시대였다. 박재삼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 그러한 서구적 풍토에서 자유롭고 보다 우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 『물의 이미지를 통해본 박재삼의 시세계』. 한국비평문학회. 비평문학 제12호, 1998. 7 pp. 340
이것은 그의 체험을 기반으로 일상생활 주변에서 소재를 취하며 그것을 서정적 슬픔으로 엮어내고 있다는데 이유가 있다.
또한 그의 서정성 속에는 아름다움과 함께 짙은 슬픔이 배어 나온다. ‘슬픔을 노래하지 않은 시인이 몇이나 있는가’ 라고 반문 할 수 있겠지만 박재삼은 스스로 ‘가장 슬픈 것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라고 말한다. .『박재삼 시인 편』.시와시학사. 《시와 시학》 1995년 가을호(통권 제19호), 1995. 9. 23쪽
즉, 이러한 진술 속에 박재삼 서정성의 핵심이 ‘슬픔’과 ‘아름다움’ 들어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은 박재삼 시의 이러한 슬픔의 정서를 우리의 정서인 ‘한’ 과 결부시켜 생각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한’ 이란 과연 무엇인가. 크게 ‘한’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한이란, 충분히 여과되지 않은 마음속의 앙금이나 풀리지 않고 맺혀 있는 응어리로 생각되며 그럼으로써 삶의 ‘매듭’이며 원한인 것으로 해석” , 「한의 문체, 그 맥락의 오늘」,《소외의 서사학》, 태학사. 1998. 259쪽
각주로 대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