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리스트 병역면제에 관한 나의 견해 - 메달리스트 군면제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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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메달리스트 병역면제’에 관한
나의 견해


올 한해 국민들의 관심을 가장 받았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수많은 돌발영상을 만들어낸 정치인들, 월드컵이후 한마음을 모은 촛불시위자들,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온 가수와 배우들도 있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거둔 체육인들 역시 그 가운데서 빼놓을 수 없다. 힘든 경제상황 속이었기에 그들의 성적은 한층 더 국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었다. 그중 숙적인 일본을 따돌리고 우승을 해낸 야구 대표 팀이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태환 선수와 같은 메달리스트들은 국민적인 환대를 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메달을 따냄으로써 획득한 군면제 자격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하여 동의하는 입장도 있고 범인과 엘리트간의 차별대우라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무병역제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병역면제라는 특권부여는 소수를 위한 단순한 차별로 비쳐질 수 있다. 따라서 메달리스트들의 군면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메달리스트의 병역면제를 논하기에 앞서서 의무병역제에 대해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강제적인 입대는 국가가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것에서 절대적으로 정당한 제도는 아니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의무병역에 대해서는 과거에 합의가 되어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세계정세로는 병역의 중요도가 약화되고 있다. 냉전시대도 끝났고 북한과 함께 다자간 회담도 많이 이루어지며 남북원수간의 접촉까지도 이뤄지는 등 군사력의 필요성이었던 남북긴장관계가 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의무병역제도는 현재 축소되고 있고 앞으로도 축소되어야 한다. 이는 전체주의를 벗어나 개인의 존엄성을 실현시키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사회발전의 올바른 방향이기도 하다.
사회제도가 통째로 바뀌는 건 쉽지 않다. 사회적 분위기와 세계정세등 다양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으며 조금씩 바뀌어 나가게 된다. 따라서 의무병역제도 역시 바꿔 나가야 한다. 군복무 기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개인의 존엄성을 높이는 새롭고 실험적인 제도들이 점차 시행되고 있다. 면제는 아니지만 양심적 병역 거부라든가 E-sports 계의 선수들에게 운동선수처럼 게임훈련시간을 가질 수 있는 부대 설정 등이 그것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메달리스트들의 군면제 역시 같은 맥락의 제도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러 부분에서 타당성이 있으므로 긍정적이고 사회적인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근거는 상대적 평등의 실현이다. 상대적 평등의 의미는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을 말한다. 운동선수라는 특별한 직업군에 있으면서 메달을 획득할 정도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면 차별적 대우를 고려할 만큼 일반인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년간의 공백 기간에 의한 운동선수와 일반인간의 직업적 역량 저하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프로스포츠의 경우 최고조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하여 시즌 외에도 강도 높은 합동훈련을 하며 뛰어난 선수 일수록 철저하게 몸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병역수행은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운동선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특히 최상위의 감각을 지니고 있는 우수한 선수에게는 타격이 더욱 크다.
톱클래스 운동선수들의 이러한 차이를 설명해주는 예들은 많이 있다. 메이저 리그에서 타자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 수 선수의 가장 큰 고민은 병역이다. 그래서 그를 아끼는 팬들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라는 말도 했다. 캐나다 국적을 가진 농구선수 김효범 선수도 국가 대표 차출여부에 대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가 되려면 한국국적을 가져야하는데 그럼으로써 병역의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을 위해 국가대표를 차출을 거부할 것인지 나라를 위해 대표 팀을 뛰고 병역을 이행해야하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선수들이 군대를 다녀와서 감을 되찾지 못해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우리사회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메달리스트 군면제를 반대하는 입장 중에 선수들의 병역면제는 메달을 딴 일종의 포상일 뿐인데 정도가 과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군면제는 포상이라기보다 상대적 평등의 실현에 더 가깝다. 같은 메달을 딴 여자선수에게는 남자선수들의 군면제에 해당하는 추가적인 포상은 없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여자와 다른 남자만의 차별적 상황에 대한 상대적 평등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거나 국가대표로도 차출되지 못한 일반 선수들에 대한 병역부과도 차별이 아닌 상대적 평등으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이고 경쟁이 필수적이다.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있었음으로 선천적, 후천적 요인에 따라 만들어진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메달리스트 병역면제에 대한 또 다른 근거로는 국가에 대한 공헌도 차원에서 메달획득의 가치이다. 대내적으로 메달리스트들은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며 애국심도 고양시킨다. 대외적으로는 국가위상을 올린다.
냉전시대와 달리 무력전쟁의 위험이 많이 줄었으며 경제 전쟁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정치외교에 있어서 군사력의 중요성은 여전하지만 군사력과 비교하여 경제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가 중요한 경제적 경쟁력이다. 전세계에 생방송되는 올림픽에서의 메달획득은 국가경쟁력에 예비역 하나를 만드는 것 이상의 보탬이 된다. 구체적으로 수치화하여 비교할 수 없는 문제지만 메달획득은 병역과 마찬가지로 우리사회에 공헌을 한다.
메달리스트군면제는 타당성 이외에 절차의 합리성도 가진다. 일반적으로 병역면제라 하면 사회특권계층의 은밀한 권력 행사에 대한 피해의식을 느끼거나 불법적인 기피를 떠올리게 되고 그에 따른 거부감도 크다. 그러나 메달리스트 면제에 있어서는 기록에 의한 메달획득이라는 확실한 기준이 있어서 속일 수 없으며 세계적으로 공개되는 결과이다. 병역 면제 혜택 대상을 메달리스트로 한정함에 따라 대상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된다. 따라서 행정적으로 시행하는 데에는 흠 잡을데 없는 제도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만 올림픽에서는 모든 메달이 면제를 받는 등 차이가 있어 기준선정이 임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두 대회에서의 난도 등을 생각한 고려의 결과이다. 축구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시 군면제 자격을 획득하는 조건도 같은 이치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기준은 선수들의 능력과 노력, 그리고 결실이 우리 사회가 대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서 선정한 것이다.
감정적으로 봤을 때도 메달리스트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2년간의 군대생활은 없지만 4년간의 훈련 기간이 그것이다. 베이징올림픽때 첫 금메달을 안겼던 최민호 선수의 경우에는 금메달 획득을 위해서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로도 피나는 노력을 계속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메달 확정 후 그가 흘린 뜨거운 눈물에 국민들이 감동한 이유도 그의 고생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메달리스트 역시 군인들처럼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은 그들의 면제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메달리스트 군면제의 반대의견은 감정적인 이유인 경우가 많다. 모두가 지는 평등한 의무를 왜 빠지냐는 것이다. 그러나 왜 너만 면제냐라는 말속에는 나도 면제되고 싶다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메달리스트 면제가 거슬리는 사람일수록 의무병역을 거부하는 사람이고 역설적으로 이 제도를 찬성해야할 이유를 갖는다. 메달리스트 군면제는 의무병역을 약화시키는 변화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4년 이상의 올림픽 훈련이 2년의 강제 군복무와 정확히 대치되진 않기에 반대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 평등이라는 논리적 타당성도 있고 국가에 공헌하는 바도 크다. 절차적 합리성과 감정적으로 이해 해줄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메달리스트 군 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의무병역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의 일부이다. 현재 우리는 국방안보를 공익과 현역으로 나눠서 맡는 것에 익숙하다. 이제는 공익과 현역 그리고 메달리스트가 각자의 방식으로 병역을 나눠서 맡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