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는 살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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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안락사는 살인인가
1. 안락사(安樂死)란 이름으로
한 20대의 청년이 있었다. 그는 사고로 모든 몸의 기능과 감각을 잃었으며, 오로지 청각과 사고력, 그리고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만을 가지게 되었다. 청년은 매 순간마다 찾아오는 고통에 괴로워했으며, 자신이 더 이상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청년은 의사에게 부탁했다. 이 지옥 같은 삶을 끝내고 편히 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년은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썼다. 나에게 죽음의 권리를 달라고. 의사와 대통령은 거절했다. 청년은 마지막으로 그에게 생명을 준 어머니에게 이를 부탁했다. 결국 청년의 어머니는 청년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었으며, 그 결과 법정에 서게 되었다.
프랑스의 뱅상 욍베르라는 청년과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이 외에도 안락사에 관련된 다양한 사건들이 최근 들어 우리들 귀에 자주 들려오고 있다. 안락사가 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일까.
안락사란, 생존의 가능성이 없는 병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을 뜻하는 말로써, 안락사를 뜻하는 영어의 ‘mercy killing’은 ‘자비로운 죽음’ 이란 뜻이며, 독일어의 Sterbehilfe는 죽음에 대한 도움이란 뜻으로 안락사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내어준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 안락사에 대한 종교적, 법적, 도덕적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네덜란드에서는 2001년 법적으로 엄격한 조건 하에 안락사를 허용하였으며, 벨기에 등 몇몇 나라에서는 묵인하는 정도, 우리나라에서는 안락사는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2-1. 살아있음이 고통(苦痛)인 사람들
‘아름다운 세상’, ‘인생은 아름다워’ 흔히 들어볼 수 있는 표현들이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에게 인생은, 세상은 충분히 아름답다. 하지만, 인생이 아름답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살아있음이 곧 고통이며 지옥인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이들은 분명 슬퍼할 것이다. 그들은 비극이니, 절명이니... 하면서 떠들어댈 것이다. 오해하지 말기를! 마침내 내가 떠날 수 잇게 되어 내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제발 알아주기를! 그토록 바라던 죽음이 찾아왔을 때, 그것도 몇 달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찾아왔을 때, 죽음은 아름다울 것이다...” (뱅상 욍베르, 『나는 죽을 권리를 소망한다.』, 빗살무늬출판사, 244쪽)
그들에게는 오히려, 죽음이란 아름다운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뱅상 욍베르’ 라는 20대의 프랑스 청년은, 사고로 시각, 후각, 미각을 모두 잃고, 오른쪽 엄지손가락 하나만 간신히 까딱거리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는 살아보려고 노력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그의 상황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안 뒤로부터, 삶은 그에게 지옥이 되었다. 24시간을 보지도, 말하지도, 만지지도 못한 채로. 치료의 진전이란 희망조차 빼앗기고, 오로지 청각과 사고, 끊임없는 고통만이 허락된 그에게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삶이란 의무인 것일까.
2-2. 죽음의 권리(權利)
“저는 허황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단지 죽을 권리를 내려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동물들조차 고통 속에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인간들에게는 그런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겁니까?” (뱅상 욍베르, 『나는 죽을 권리를 소망한다.』, 빗살무늬출판사, 161쪽)
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신? 대통령? 의사? 부모? 아니다. 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권리는 그 본인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의 개인적인 사소한 결정권에서부터, 심지어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한 결정권까지, 모든 그 사람의 권리는 그 사람 스스로에게 있다. 이처럼, 어찌 보면 소박하면서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권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니, 참 답답한 일이다.
오히려 몸이 멀쩡한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그들에게는 분명 있다. 죽음에 대한 자유와 권리가. 생(生)을 마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죽음에 대한 자유와 권리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스스로의 생(生)을 마감할 능력이 없다! 때문에 그의 죽음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법에서는 이런 이들의 죽음을 돕는 행위를 ‘살인’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