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흐르는 북
분야
hwp이번 과제로 나온 책 중에 가장 편한 기분으로 읽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과제로 읽은 책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을 꼽으라 한다면 현대인의 인간성 상실로 인해 고통 받는 소시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앞의 몇몇 작품 가운데서 해학성을 가장 많이 띠고 있으며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로 막막한 결말을 내리는 다른 작품들 보다는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이 등장하는 긍정의 이미지로 실마리를 풀어 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한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표하는 권력지향적 모습을 한 아들 대찬과 평생 북을 치며 예술가로 살아 오면서 그 기질을 버리지 못한 아버지 민노인의 갈등과 그 사이에서 화해를 도모하며 중재자 역할을 하는 손자 성규로 중심인물이 등장한다. 어느 특수한 상황에 놓인 소시민의 힘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큰 가족의 갈등이 아니라 가족의 소소한 갈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가볍게 보아 넘길 수도 있을 법 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진면목은 한 가정의 사소로운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이 아닌 현대사회가 낳은 세대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이 세대차이 또한 단순한 것이라 하기에는 그 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배경인 1980년대는 소위 ‘한강의 기적’이라 할 만큼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했던 시기였으나 이와 아울러 산업사회의 계층 갈등이 뚜렷해지고 확대되던 시기였다. 이념적으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졌고, 후기로 갈수록 더욱 급진적인 저항이 나타나던 시기였다. 마치 모든 젊은이들이 신세대인 것 같기도 하고, 신세대는 과거와는 달리 풍요로움과 자유를 마음껏 누비며 사는 인간들로서 그려지는 시기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끼고 있는 이 소설은 급진적 경제발전과 더불어 인간성 상실이 팽배했던 시기로 이전의 세대와 이후의 세대의 이질적인 가치관으로 한 가정 안에서 단절된 인간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는 한 가족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 전반적으로 걸친 세대간의 극명한 단절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단절을 이어 줄 화해점을 찾고 있다는 것이 이소설의 특징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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