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1. 구성주의 관점의 개관
a. 구성주의 이론의 개요
구성주의 학습 이론은 Piaget의 발생적 인식론의 관점과 Vygotsky의 사회문화적 연구 등에 기초를 두어 발전하였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성주의 내의 여러 관점 간에는 세부적인 차이가 있으나, 객관주의(objectivism) 인식론의 전제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구성주의의 공통된 입장을 객관주의와 대비를 통해 제시해보면,
플라톤 이후 데카르트의 합리주의, 영국의 경험주의, 논리 실증주의 등에 이르는 종전의 객관주의 관점에서는 실재와 언어 그리고 인식 사이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그들 간의 일치에서 진리를 구한다. 진리 혹은 실재는 인식 주체와는 무관하게 ‘저기’, ‘별도로’ 존재하며, 인간은 ‘이성’과 ‘감각 경험’을 통해 그러한 진리를 거울처럼 투명하게 비추어 냄으로써 진리를 획득해 나가는 것으로 간주한다. 지식이나 언어의 타당성은 그것과 실재의 대응성 여부의 확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인식론적인 전제와 그것에 기초한 많은 방법적 원리들은 20세기 초반 이후 심각한 도전을 받아왔다. 인식과정에서의 인식 주체자의 역할을 매우 중시하면서 대두된 대안적 입장은, 진리 혹은 실재 등은 그것을 탐구하는 인간의 활동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인식의 틀, 예컨대 개념 체계, 이론적 준거, 삶의 양식 등에 따라 서로 다르게 포착된다는 것이다. 진리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에 따라 다르게 포착되는 것으로서, 인식 주체자의 역사적, 문화적 상황을 떠난 절대적인 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지식이 외부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거나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구성’된다는 사실을 인식론에 최초로 도입한 학자는 Kant로서, 그는 사고 방식 자체의 본성상 인간의 경험은 구조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였고,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그러한 근본 구조에 의해 틀 지워지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Kant의 입장은 구성주의 시초를 마련하였으나, 그 이후 발전된 구성주의와는 다소 입장의 차이를 보인다. 이에 비해 최근의 구성주의는 그런 대응의 논리를 전적으로 부정하고, 지식을 유기체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의 한 양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객관주의자들이 상정한 ‘객관성’의 아이디어를 포기하고, 대신 ‘간주관성’의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Piaget를 중심으로 한 인지적 구성주의와 Vygotsky를 중심으로 한 사회문화적 구성주의 등으로 대별되어 구성주의 내에서도 강조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구성주의는 그 동안의 객관주의 인식론의 관점의 토대를 해체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안목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첫째, 지식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구성되며, 둘째, 인식의 기능은 적응적이며 경험적 세계를 조직화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이지, 결코 객관적인 존재론적 실재를 발견하는데 이바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으로 요약된다.
Maturana ＆ Varela는 “인식이란 ’저기 바깥에‘ 있는 바로 저 세계에 대한 표상이 아니라, 삶 속에서 ’임의의 한‘ 세계를 되풀이하여 내놓는 일이다.” “우리들은 이 세계에서 ’공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視界를 체험할 뿐이다. 또 우리들은 이 세계에서 색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색채공간을 체험할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은 인간의 앎에 대해 알아내는 일은 마치 ‘눈에게 눈 자체를 보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은 순환의 고리를 회피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요컨대, 인간은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구성하고 동시에 변형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실재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식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개인의 인지적 작용과, 개인이 속한 사회, 문화적 상황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는지에 따라 인지적 구성주의와 사회문화적 구성주의로 나뉘는 바, 각 입장의 주요 논리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b. 인지적 구성주의의 관점
인지적 구성주의는 지식의 형성 과정에서 개인의 개별적인 인지적 구성에 초점을 두며, 상대적으로 사회 문화적 측면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이들은 Piaget의 발생적 인식론, 민속 방법론, 상징적 상호작용론 등의 인지적 계보를 따른다. 이러한 관점을 취하고 있는 학자로는 Piaget를 비롯하여, Glasersfeld, Fosnot와 대부분의 구성주의적 수업 설계자들 (Duffy, Jonassen, Bransford, Spiro, Brown, Collins et al.)이 있다.
Piaget는 생물학에서 사용하는 ‘적응’ 개념을 인지적 주체의 개념 구조와 그의 경험적 세계와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단서로 보고 자신의 발생적 인식론에 적용하였다. 한편 Piaget의 이론에 기초를 두어 발전한 급진적 구성주의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지식은 감각을 통하거나 의사소통에 의해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다.
둘째, 지식은 인식 주체에 의해서 능동적으로 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