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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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광장을 꿈꾸고 끊임없이 광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광장보다는 밀실 쪽에 가까운 사람인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사회에 적응하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살아가며, 결국엔 자아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소설의 말미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인물이다.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의욕이 불타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는, 남과 북이라는 이분법적인 상황에서 자신만의 밀실을 벗어나 광장으로 시민들을 불러내는 나팔수가 되고 싶어, 남을 떠나 월북을 한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든(자유주의 나라든 공산주의 나라든) 별반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포로 송환 절차 과정에서 중립국을 선택하며, 목적지에 다다를 무렵, 생의 마지막에 이명준은 바닷물 속으로 빠지는 선택을 한다.
이 과제를 받은 시기에 즈음하여 텔레비전 등을 포함한 각종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와 정보를 접하면서, 그리고 이 소설을 처음 접한 고등학교 시절 포함, 50년에 가까운 삶을 살아오면서 종종 생각이 났던 인물, ‘이명준!’ 무슨 이즘이 되었건 무슨 주의가 되었건 또 그 무엇이 되었건 그 사이를 가르며 흐르는 많은 이분법들이, 광장으로든 밀실로든, 그 가려는 길목에서 수많은 이명준들을 낙담시키고 좌절시키며 패배시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겪어오고 있다. 또한 그것은 지금도 아니,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현재진행 중일 것임을 다시금 자각하게 된다. 특별히 이번 과제를 통해 청·장년 시절 두 번 만나보았던 ’광장‘의 이명준을 소환해서, 쓸쓸하지만 그래도 나의, 우리의 현재인 그를 다시 만나 보려고 한다.
최인훈, 『광장/구운몽』, 문학과 지성사, 2008, 370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