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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hwp2. 토지
3. 오이디푸스 왕 외
4. 인간문제
5. 삼대
6. 처음 만나는 자유
7. 마담보바리
그런데 다시 광장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과 내가 그리던 나의 모습은 참 거리감이 느껴진다. 지금은 공산주의가 거의 사라지고 자본주의가 대세이며 공산주의의 등장으로 자본주의도 처음의 자본주의에서 점점 방향을 잡아가고 있으니 사회적 문제는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끊임없는 문제의식과 그것을 바꾸려는 의지가 있을 때 보다 좋은 사회,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볼 때 지금 나의 상태는...
이 책에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명준이 포로에서 풀려나며 북한과 남한 중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에 처했을 때의 장면과 리얼한 묘사였다.
“코뮤니스트란, 월북할 때 그러려니 그려 본, 그런 인종들이 아니었다. 한때 그들의 존재를, 믿음이 없어진 현대에서, 한 가지 기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공산 낙원의 재현은 30년 동안 미루어져 왔다. 여기까지가 그가 알아볼 수 있었던 벼랑 끝이었다. 벼랑을 뛰어넘거나 타고 내리지도 못했을 뿐더러, 이 무서운 밀림에 과연 얼마나한 자리를 낼 수 있을지, 자기 힘에 대한, 지적 체력에 대한 믿음이 자꾸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벌써 전쟁이 나기 전에 알고 있은 일이었다. 오랜 세월을 참을 차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전쟁이 터지고, 그는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북조선 같은 데서, 적에게 잡혔다가 돌아온 사람의 처지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생각하고, 이명준은 자기한테 돌아온 운명을 한탄했다. 적어도 남만큼한 충성심을 인정받으면서, 자기가 믿는 바대로 남은 세월을 조용히, 그러나 자기 힘이 미치는 너비에서 옳게 써나간다는 삶조차도 꾸리지 못하게 될 것이 뻔했다. 제국주의자들의 균을 묻혀 가지고 온 자로서, 일이 있을 적마다 끌려 나와 참회해야 할 것이었다. 마치 동네 안에 살면서도 사람은 아닌 문둥이처럼. 그런 처지에서 무슨 일을 해볼 수 있겠는가.”라며 뒤의 이유가 정말 돌아갈 수 없는 까닭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명준의 눈에는, 남한이란 ‘이상의 결여태‘였다. 남한의 정치가들은 천재적이라 비꼰다. 괴로워하는 대중을 위하여, 더 많은 양주장 차릴 허가를 내주고 갈보 장사를 못 하게 하는 법률을 만들라는 여성 단체의 부르짖음은 그 날 치 신문 기사거리를 만들어 주는 게 고작이라 비난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겐, 진심으로, 교회에 나가기를 권유하고, 외국에 보내서 좋은 가르침을 받게 하고 싶어한다며 이중적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는 두 가지의 선택 중 어느 것의 선택이 아니라 중립국으로 제 3의 선택을 한다. 그런 그를 보고 안쓰러웠다. 제 3의 선택도 그 상황에서의 최선의 방법이었을 뿐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성격도 선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 그 곳으로 가던 배에서 사랑했던 여인 윤애와 자신의 딸을 갈매기에게서 보고 푸른 바다를 광장이라 여기고 뛰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