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가설
3. 연구방법
4. 연구내용
5. 결론 (연구 분석 결과)
1. 연구목적
초기에 팬클럽 활동의 연장수단이던 팬픽이 팬클럽 활동의 범위를 넘어 하나의 청소년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팬클럽의 홈페이지가 아닌 팬픽만을 위한 별도의 홈페이지가 개설되고 있으며, 인터넷 검색 엔진에서 팬픽을 검색하면 수백 개의 사이트 목록이 나타나는 등의 현상은 이를 대변한다. 이러한 팬픽을 인터넷상에서 연재하는 네티즌들은 대부분 10대 여자 청소년 혹은 20대 초반의 이제 막 청소년기를 벗어난 여자이며, 이들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인물들은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내용은 순정, 우정, 판타지, 무협, 학원 액션 소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장르에 걸쳐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이 남성가수 그룹 멤버끼리의 ‘사랑’을 다룬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멤버의 주요 내용이 동성애인 것은 자신의 우상인 ‘오빠’를 경쟁상대인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기 싫다는 소녀 팬들의 심리에서 출발한다. 이렇듯 여성을 배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성 멤버들 간의 동성애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물론 이러한 팬픽을 팬 집단의 강한 영향력, 다시 말해서 일방적인 스타 숭배 문화가 아니라 수용자 측의 독자적인 대중문화 실천 활동을 의미하는 발전적인 팬덤(fandom)의 일환으로 이해하여 문화적 다양성과 집단 커뮤니케이션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 동성애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고, 성적 표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된 수용자 층인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팬픽 문화가 청소년들의 사랑에 대한 개념을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에서 연예인의 커밍아웃에 대해 떠들고 있을 동안 청소년들은 팬픽을 통하여 이미 동성간의 사랑에 대해 익숙해져 있었다. 커밍아웃을 한 연예인을 지지한 사람들 중 반 이상이 팬픽 문화를 한번이라도 접해본 10대 청소년에서 20대 초반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팬픽에 대한 10대들의 접근은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성에 관한 인식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특히,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된다. 팬픽 문화에서의 동성애 담론이 지배적인 위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10대가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동성애자 사이트(이반 사이트)가 증가하는 현상, 청소년 상담 사이트에 동성애 관련 상담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 그리고 유사동성애자인 팬픽이반이 증가하는 현상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팬픽이 동성간의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판타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팬픽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동경하는 스타들 간의 동성적 관계를 아름답게 인식하게 되고, 그 결과 현실에서의 동성애 또한 그러할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팬픽의 영향을 받은 청소년들이 우정과 사랑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사동성애자로 행동함으로써 동성애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키고, 사회적 편견을 가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특히, 팬픽이반의 경우에는 또래 여학생끼리 가볍게 동성애적 관계를 가지면서 자신들이 사회로부터 억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규정하고 비행과 일탈의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동성애를 깊이 고민해야 할 개인의 성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유행하는 문화 또는 일탈 행위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팬픽에서 다루어지는 동성애는 성애적 관계에 치중해 있는 경향성을 보이는데, 이는 팬픽의 생산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동성애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전제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며, 이를 접하는 청소년 수용자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