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화엄사의 건축
1) 가람배치
2) 화엄사의 전각들
3. 화엄사의 유물
1) 석조유물
2) 불상조각
3) 불교회화
화엄사는 지리산 지맥인 원사봉과 형제봉 사이의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골짜기의 중앙에는 대웅전과 각황전이 자리 잡았고, 각황전 뒷산을 오르면 4사자 3층 석탑과 공양탑이 세워진 언덕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효대라고도 부른다. 대웅전과 삼전 사이에 난 오솔길을 따라 북쪽으로 오르면 암자인 구층암이 있고, 일주문을 들어가기 전 다리건너 남쪽에는 지장암이 있다.
일주문을 지나서 금강문이 나오고 그 다음 천왕문, 보제루가 나오는데 일주문부터 4동의 건물들이 조금씩 서쪽으로 밀려들어가도록 설계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진입구와 중심 영역의 축선이 일치하기 않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화엄사의 입지 조건상 가장 좋은 진입구는 계곡이 휘어지는 일주문 자리이고, 각황전이 있는 중심영역은 산세 때문에 진입구보다 서쪽에 형성될 수밖에 없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화엄사의 건축가들은 진입로를 휘게 하여 전체적인 배치를 서쪽으로 조금씩 밀어 넣음으로써, 이 지형적 단점을 오히려 화엄사만의 공간적 장점으로 바꾸어 버렸다.
보제루는 2층 누각이다. 누각 아래층을 가로질러 중심영역으로 들어가는 기존의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화엄사 보제루는 아래층을 통과할 수 없고 건물 옆면을 돌아서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보제루 앞에 이르면 좌우로 두 갈래 길을 통해 중심마당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대부분의 참배객들은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게 된다. 동쪽, 운고각이 있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하는 거 같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절묘한 건축적 장치가 숨어 있다. 우선 전면 계단이 건물 동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동쪽 길은 짧고, 반대쪽 길은 멀다. 또한 20세기 중반까지는 현재의 종각 자리인 서쪽에 운고각이 있었다. 그 뒤 운고각을 동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종각을 신축했기 때문에 중심마당을 오르는 계단은 동쪽에만 설치되어 있었다.
정병삼; 김봉렬; 소재구, 『화엄사』, 대원사, 2000.
우리 사찰 답사회, 『전라도로 떠나는 사찰기행 : 화엄사·천은사·연곡사·백양사』, 문예마당, 2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