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남성 페미니스트의 가능성
2-1. 남성은 여성의 경험을 이해할 수 없다?
2-2. 남성억압
3. 남성 페미니스트의 비전
3-1. 새로운 남성 정체성의 형성
3-2. 새로운 경험과 지식
3-3. 연대의 힘
4. 나가며
2-1. 남성은 여성의 경험을 이해할 수 없다?
남성과 여성은 그 성별의 차이로 인해 살아가면서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다른 경험이라는 것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는 억압과 박탈의 경험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질서를 바꾸고자 하는 것이 페미니즘인데 상대적으로 주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남성들의 경우 이러한 페미니즘에 대해 여성들과는 다른 부정적 시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남성들이 마치 전체 남성 집단을 표상하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일부 여성 페미니스트들은 페미니스트로서의 남성에 의구심을 가지고 그 존재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게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들 역시 페미니즘을 이해하고 그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우리는 흔히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혹은 '원래' 남성과 여성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온전히 이해하거나 실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남성들의 진정성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유럽계 미국 페미니스트들이 반제국주의적, 반인종주의적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의문을 품지 않는다. 또는 모든 페미니스트들이 강간, 근친 강간, 구타를 경험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들 역시 다양한 정체성과 개인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가 알 수 있는 것이라면 다른 사람도 모두 알 수 있다는 이상주의적 계몽주의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한 신체적 또는 사회사적 요건을 가진 사람만이 특정 여성주의 사상에 공헌할 수 있다는 과도한 유물론적 입장 역시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차단하는 지나치게 방어적인 관점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가능한 것이다. 톰 디그비, 『남성 페미니스트』, 또 하나의 문화, 2004, 246p
남성들 역시 자신의 경험에만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귀를 기울이는 것을 배우고, 배운 것으로 사회 제도와 문화와 관습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을 거듭하는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직접 해보지 않은 경험에 대한 통찰을 가질 수도 있고, 또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르치고 쓸 수 있지 않을까. 상동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벨 훅스, 『행복한 페미니즘』, 큰 나, 2002
토마스 퀴네, 『남성의 역사』, 솔, 2001
톰 디그비, 『남성 페미니스트』, 또 하나의 문화, 2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