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 취유부벽정기에 드러난 도교사상
분야
hwp「취유부벽정기」에 드러난 도교사상
Ⅰ.서론
김시습의 작품 『금오신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로 국문학사에서 가치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소설의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소설의 기원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자아와 세계의 상호 우위에 입각한 대결을 소설의 기본 특징이라고 보며, 소설의 개념을 다시 규정하면 『금오신화』가 최초의 소설임을 근거 있게 확인 할 수 있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2』, 지식산업사, 1994, p.495
김시습은 널리 알려져 있는 세종과의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난 유학자였지만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기 재능에 상응하는 인정을 받기 어려운 처지였다. 그러던 중에 세조의 왕위찬탈이 일어났고 김시습은 책을 모두 불살라 버리고 승려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지배체제 안에서 벗어나 밖으로 겉도는 방외인의 선구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조동일은 그를 가리켜 고독한 예외자 같은책, p.499
라고 부르기도 했다.
자신의 재능은 뛰어난데 그것을 발휘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면, 즉 자신과 사회가 조화를 이룰 수 없다면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회의 불만에 대응할 힘조차 없다면 그 사회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김시습은 사회를 등졌고 당시 사회에서 이단으로 여기던 불교와 도가 사상에 깊게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들이 반영된 가장 대표적이 작품이 바로 『금오신화』이다.
김시습이 추구한 도는 어느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규정할 수 없는 미지의 진리를 찾아 나서며 사상의 방랑을 거듭했다. 엄격하고 폐쇄적인 사회규범을 규정한 정통 유학에 대해서 반발하면서, 반발을 유학 자체의 논리로 체계화하기도 하고, 한때는 승려 노릇을 하면서 불교의 사상으로 대응책을 삼기도 하고, 도가사상에도 적지 않게 경도되기도 하였다. 그러한 김시습의 다양한 사상적 성향이 그의 작품 『금오신화』에 잘 드러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그의 치열했던 상념이나 사상들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김시습의 사상적 성향 중 도교적 성향에 대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려고 한다. 김시습의 『금오신화』의 다섯 작품 중에 ‘취유부벽정기’에 도교적성향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김시습의 ‘취유부벽정기’에 드러난 도교적 성향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김시습의 도교적 성향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
Ⅱ.본론
「취유부벽정기」는 『금오신화』의 다섯 편 중에서 연구가 가장 소홀하게 취급되어온 작품이다. 특히 도선사상과의 연관성 속에서 작품을 파악한 연구자로는 이상택, 최삼룡 정도를 주목할 수 있다.
이상택은 작품이 동이족의 문화적 우월감과 주체적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 반존화적 민족 저항의식의 소산으로서 도가적 문화의식이 짙게 투영되어 있으며, 미학적 基底도 초월적 신비주의에 있다 이상택, 「취유부벽정기에 나타난 도가적 문화의식」, 『한국고전소설의 탐구』, 중앙출판, 1981, p.147
는 견해를 제시했다. 최삼룡은 현실적 삶의 질곡을 벗어나려는 도선적 초월의식에 기반하고 있다 최삼룡, 『조선초기소설의 도교사상』, 이우출판사, 1983, p.1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