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설을 통한 시대 읽기 별들의 고향 에서부터 낭만적 사랑과 사회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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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별들의 고향”에서부터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1. 대중소설
대중소설의 원형은 서구 근대 소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18세기 영국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의 대중 소설은 대부분 여성독자로 구성된 도시 부르주아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문화 산업의 산물로 탄생한 장르로,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그들을 위안하는 것을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한다. 장영우, 「대중소설의 유형과 그 특질」,『한국문학연구 제20권』,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1998.3. p.109
이는 작가가 그 시대 상황과 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소설 속에 녹여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가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그들을 위로 할수록 더 많은 독자들이 소설을 읽게 된다. 당 시대의 독자들에게 널리 읽혔다는 것은 독자들의 그 소설에 대해 널리 공감 했다는 뜻이고, 이는 소설이 그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관이라든지 사회 현상, 사회 문제 등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대중소설’ 역시 대중 매체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폭넓은 독자에게 널리 읽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대중소설을 통해 어떤 사회의 대다수 사람들의 일상적 삶 속에 가라앉아 있는 관심과 가치관의 갈등 등과 같은 것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2. 1970년대 - 『별들의 고향』
2-1. 시대적 배경
70년대는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기이면서 동시에 경제 성장의 기원을 이룬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군사 독재정권은 개발과 성장의 구호 아래 시민들을 억압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사회적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정권의 물리적 힘의 행사에 불만을 가졌던 지식층이나 젊은 세대들에게 많은 좌절과 소외감을 안겼다. 그리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에 집중된 노동 인력들은 수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도농(都農)간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이에 따라 도시와 농촌 모두에 갖가지 사회 병리적 현상을 확산시킨 것이다.
2-2. 『별들의 고향』
1972년 9월 5일부터 1973년 9월 9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최인호의 장편소설 『별들의 고향』은 우리 문단에 대중적 상업주의 소설의 시대를 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정덕준, 『한국의 대중문학』, 소화, 2001, p.169에서 재인용
이 소설은 1973년 단행본이 출간되고, 1974년 영화가 개봉되었다. 단행본은 10만부 가량이 판매되어 당시로서는 기록적이라 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고, 영화는 74년 4월 26일 국도극장에서 개봉해 105일간 장기 상영을 하며 46만(서울)이라는 유례없이 많은 수의 관객을 동원했다. 『별들의 고향』이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무엇보다도 1970년대라는 시대적 징후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이를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던 당대 사회의 변화된 모습과 가치관을 새롭게 등장하는 대중 집단의 관심과 무의식에 호소, 이를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써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덕준, 앞의 책, p.170
『별들의 고향』은 오경아라는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멋진 육체를 가진 처녀’를 여러 명의 사내가 차례로 사랑하다가 버리거나, 떠났다가 다시 만나거나 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내용이다. 무역 회사 경리 사원에서 부유한 홀아비 사장의 후처, 호스테스로 전락해 가는 주인공의 삶과 그 배경이 되는 공간, 그가 접하는 인물들의 직업과 생활 태도는 197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도시적 삶을 대변한다. ‘경아’는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가난과 여성이라는 출신 계층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죽어간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아라는 한 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매개가 너무 많았고, 바로 이 억압당하는 개인의 현실이 당시의 독자들에게 감정이입을 불러와 독자들 자신이 부당하게 억압당하는 현실로 부각”되어 이 소설이 “당대 대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정덕준, 앞의 책, p.174에서 재인용
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별들의 고향』의 제목에서 ‘별’과 ‘고향’은 현실에 대한 유토피아적인 도피를 암시하는 대중적 심리를 반영한다. 7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변두리 문화에서 점차 도시 대중문화로 성장하는 서민의식의 당대적 태도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당시는 정부의 독재와 산업화 정책, 사회 부조리에 대한 의식적 자각이 마비된 상태의 공허함을 어둡고 암울한 시대정서가 채우고 있었고 그러한 정서로부터의 해방을 갈구하는 대중적 낭만주의는 정부의 권위주의적이고 허위적인 도덕주의, 사회윤리의 강조 등에 대한 반발 심리와 결합되어 퇴폐적인 현실도피 의식으로 변질되었다. 이러한 대중적 도피 심리가 반영된 것이 『별들의 고향』에서 종종 묘사되는 , , , , 등이다. 김춘식,「대중소설과 통속소설의 사이」,『한국문학연구 제20권』,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1998.3. p.162
